당초 기대보다 모집 정원 축소 불가피
2025학년도 수시 접수 준비 시간 촉박
수험생·학부모 “또 바뀌나” 불만 토로
대학과 입시업계에서는 이번 정원 조정안이 의·정 갈등을 해결할 돌파구가 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대학은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로 학사일정이 장기간 파행을 겪고 있는 데다가 2025학년도 대입에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정부에 빠른 사태 해결을 요구해 왔다.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대입 전형이 확정되지 않아 혼란스럽다는 의견이 많다.
다만 결국 ‘규모는 협의 대상이 아니다’라던 정부의 공언과 달리 증원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 것이어서 일각에선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 19일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강의실이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19일 정부가 국립대 총장들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대학은 다시 의대 증원 규모를 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각 대학은 이달 말까지 학칙을 개정해 의대 정원을 확정하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변경된 2025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넘겨야 한다.
이후 대교협 심의를 거쳐 다음 달 말까지 ‘신입생 수시모집요강’을 공고하게 된다.
정원을 배분받고도 의료계 눈치를 보느라 정원 확정 과정에 어려움을 겪던 대학들은 이번 정원 조정을 계기로 시행계획 변경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비수도권 대학 관계자는 “개강을 계속 미룰 수 없어서 수업은 재개했지만 의대생들이 수업을 계속 거부하고 있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이번 정원 조정안을 계기로 분위기가 변하기를 바라고 있다.
2025학년도 정원 규모도 빨리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도 빨리 모집정원이 확정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크다.
당장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는 9월9일부터 시행되고, 재외국민 전형은 7월8일부터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의대 입시는 의대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의대 정원이 변하면 치대·한의대·약대는 물론 상위권 대학 이공계열부터 중상위권 대학까지 연쇄적으로 대입 지형이 다 흔들리게 돼 입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올해 대입 레이스가 이미 시작된 상황이어서 지금은 다들 목표 대학을 정하고 대입 전략을 짜는 시기다.
몇 명이 됐든 간에 일단 사태가 수습되고 정원이 확정돼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만 정부의 ‘2000명’ 발표를 믿고 있던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수험생 학부모는 “정부가 몇 달간 ‘2000명 규모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와서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정원이 또 변할 수 있다는 것 아니냐”며 “이럴 거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끌어온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올해 의대 입학 기회가 늘었다고 생각해 다시 한 번 대입에 뛰어든 수험생들도 불만을 토로했다.
재수생 A씨는 “증원 규모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 믿었는데 갑자기 반 토막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니 어이없다.
각 대학이 정원을 확정하기까지 또 기다려야 한다니 갑갑하다”며 “수험생에게 정원은 정말 중요한 문제인데 정부와 의료계 모두 양보 안 하고 질질 끌어와서 결국 피해는 수험생에게 돌아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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