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서 ‘전면 백지화’ 거듭 강조
‘강성’ 집행부 5월 1일 임기 시작
의사 출신 여야 국회의원 당선자
“협상” “정부 책임” 등 미묘한 입장차
30일 휴진 확대·증원 규모 등 윤곽
대입전형 변경금지 가처분 결과도
정부의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11주차에 접어들었지만 뚜렷한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 ‘강성’ 집행부가 다음달 1일 임기를 시작하면서 이번 사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임현택 차기 회장 당선자는 28일 의협 대의원총회에서 “‘증원 백지화’ 없이는 어떤 협상에도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의사 출신 의원들은 의협에 ‘협상’과 ‘청사진 제시’ 등을 조언했다.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차기 회장(오른쪽)이 28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76차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의사윤리강령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5월 강성 집행부 출범
다음달 1일 의협 회장에 취임하는 임현택 당선자는 이날 76차 정기 대의원총회 인사말에서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를 거듭 강조한 뒤 “이번 의대정원 사태는 정부의 일방적인 권력 남용으로 촉발된 ‘의료농단’”이라고 규정하고 “의료계가 모든 것을 인내해 받아들인다면 한국의료의 완전한 사망선고일은 그만큼 더 일찍 당겨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협은 이날 김교웅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한특위) 위원장을 31대 대의원회 의장으로 선출했다.
의협 대의원회는 사업계획·예결산 등을 심의·의결하는데, 의협 의대증원저지 비대위에서 최근까지 일한 김 신임 의장은 “집행부를 적극 후원하겠다”고 임 당선자에 힘을 실었다.
이날 총회엔 22대 국회에 입성하는 의사 출신 여야 당선자들도 참석했다.
이들은 의사들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중재자를 자처하며 대화를 제안했다.
축사를 맡은 전현희 민주당 당선자는 “의료계와 대화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몰아세운 정부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며 “정부의 분명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서명옥 당선자는 “여야가 하나 돼 의료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고, 같은 당 인요한 당선자는 “의료계와 정부의 대립이 크지만 국민을 위해, 우리의 미래를 위해 협상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주영 개혁신당 당선자는 “현재 가장 근 고통에 빠진 것은 국민과 다음 세대 의사들이다.
전공의와 학생들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 청사진은 우리만 제시할 수 있다”며 “의사의 명예와 다음세대를 지키기 위한 일을 해나가자”고 당부했다.
 | 지난 25일 한 대학병원에서 의사가 응급실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
◆휴진 확대·증원 규모 등 변수
다음달 ‘강성’ 의협 지도부 출범과 맞물려 의대 교수들의 사직·휴진 확대 여부와 실제 의대의 증원 규모 발표는 의·정 갈등 사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요 ‘빅5’ 병원 중 서울대와 세브란스병원이 30일 휴진하기로 한 가운데 우선 사직 예고 후 실제 진료 예약을 받지 않거나 기존 예약을 다른 병원으로 전원하는 사례가 추가적으로 나올지 주목된다.
앞서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산하 소아신장분과 교수 2명이 ‘8월에 사직하니 전원 희망 병원을 알려달라’고 공지하면서 우려가 컸다.
빅5 병원 관계자는 “휴진하는 의료진이 많으면 환자 진료에 영향을 미치고 병원 피해가 불가피하지만 아직 큰 움직임은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가 2025학년도에 한해 의대 증원분을 대학별로 최대 절반까지 조정할 수 있도록 하면서 실제 내년 증원 규모는 1500∼1700명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9개 거점국립대 중 이번 모집정원 조정안을 제안한 6개 국립대는 정원을 50%씩 줄인다는 분위기다.
나머지 3개 국립대도 동참하면 증원 규모는 1500명 선으로 떨어진다.
다만 사립대들은 대부분 기존 증원분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들은 30일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모집인원을 확정해 제출할 계획이다.
강원대·제주대·충북대 등 국립대 의대생 482명이 각 대학 총장과 국가 등을 상대로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을 금지하라”며 낸 가처분 신청 결과도 이달 안에 나올 수 있다.
대학 측은 ‘의대생들이 반대하는 것은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인 만큼 민사소송이 아닌 행정소송을 내야 한다’는 입장인데,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부장판사)는 양측 입장을 고려해 30일까지 결정을 내리겠다고 최근 밝혔다.
정재영·조희연·김유나·이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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