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추락’ 이란 대통령 사망
튀르키예 드론, 잔해 추정 열원 파악
북서부 디즈마르 산악지대서 찾아
이란 당국, 65개 구조팀·군경 투입
산세 험하고 눈보라·짙은 안개 겹쳐
암흑 속 가파른 진흙탕 걸어서 수색
EU·러·중동 등 주변국도 팔 걷어
19일(현지시간) 추락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탑승 헬기는 무인항공기(UAV·드론) 수색을 통해 이란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 중부 도시 바르즈건 인근 디즈마르 산악 지대에서 발견됐다.
 | 캄캄한 사고 현장 19일(현지시간) 이란 동아제르바이잔주 디즈마르 산악지대에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일행이 탄 헬기가 추락한 뒤 출동한 의료구조대 등이 사고 현장에 도착해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라이시 대통령 등 헬기에 탑승한 9명은 모두 사망했다.
디즈마르=IRNA연합뉴스 |
튀르키예 아나돌루 통신 등에 따르면 수색 작업 지원에 나선 튀르키예 국방부는 ‘아킨치 드론’으로 라이시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의 잔해로 추정되는 열원을 파악해 이란 당국과 좌표를 공유했다.
열원이 탐지된 지역은 아제르바이잔 국경에서 30㎞가량 떨어진 이란 타빌 마을 인근이다.
아킨치 드론은 튀르키예 방산업체가 만들어 2019년 처음 비행한 무인 전투 항공기로, 2021년부터 튀르키예 군사 작전에 투입되고 있다.
드론 수색 장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 계정 등으로 생중계돼 400만회에 달하는 조회 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당국은 65개 수색·구조팀을 급파하고 군경 및 혁명수비대(IRGC)도 동원해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수색 중 날이 저문 데다 사고 지역 산세가 험하고 눈보라와 짙은 안개 등 악조건이 겹쳐 헬기 추락 지점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국영방송은 구조대가 손전등과 위치정보시스템(GPS) 장비를 든 채 칠흑같이 어두운 산속에서 눈보라를 맞으며 가파른 진흙탕을 걸어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을 중계했다.
러시아와 중동 등 주변국도 수색 작업에 힘을 보탰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비행기 두 대, 헬기 여러 대, 구조요원 50명을 이란으로 급파하도록 지시했다.
이란과는 앙숙인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해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 중동 국가들도 지원과 지지 메시지를 밝혔다.
유럽연합(EU)은 이란 당국의 수색을 돕기 위해 ‘신속 대응 위치 서비스’를 가동했다.
야네즈 레나르치치 EU 위기관리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SNS 계정에 올린 글에서 “이란 요청에 따라 헬기 추락과 관련해 EU의 신속 대응 위치 확인 서비스인 ‘코페르니쿠스 비상 관리 서비스’(EMS)를 활성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SNS에서는 라이시 대통령 추락 사고 현장이라면서 헬기 한 대가 산 중턱에서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는 영상이 확산하는 등 ‘가짜 뉴스’가 혼란을 부추기기도 했다.
BBC방송에 따르면 160만회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한 이 영상은 2022년 조지아에서 추락한 구조 헬기 영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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