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총선 ‘이색 풍경’
투표 마친 유권자 손톱에 보랏빛 잉크
중복투표 방지대책… 4주간 안 지워져
투표소 인근 휴대전화 소지·사용 금지
“손님 죄송합니다.
오늘은 선거 전날이라 무알코올 음료만 주문 가능합니다.
”
총선 투표일을 하루 앞둔 19일 찾은 인도 뭄바이의 한 커리집에서 점원이 무알코올 칵테일인 ‘목테일’ 메뉴판을 건네며 말했다.
투표일 이틀 전인 18일 오후 5시부터 투표 당일 오후 5시까지 ‘금주의 날(Dry Day·사진)’로 선포됐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는 독립기념일(8월15일) 등 일부 국경일과 선거 기간에 술 판매를 금지한다.
선거 기간 공정하고 평화로운 투표 절차를 보장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인도 선거관리위원회의 설명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호텔에서도 전부 술 메뉴판을 거둬들였고, 와인과 맥주숍은 모두 문을 닫았다.
경찰 단속도 철저히 이뤄졌다.
23일 마찬가지로 금주령이 내려진 뉴델리의 한 식당에는 경찰 5명이 우르르 들어와 테이블 위의 음료 잔들을 꼼꼼히 살폈다.
인도 총선의 또 다른 이색적 풍경은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유권자들의 검지 손톱에 ‘1’자로 칠해진 보랏빛 잉크다.
중복투표를 막기 위해 고안된 표시로, 선거관리위원은 투표소 내에서 명부 확인을 마친 유권자의 손톱에 매니큐어를 바르듯 한 줄씩 그었다.
인도는 1962년부터 이 방식을 도입해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남서부 카르나타카주의 공장 한 곳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잉크는 질산이 함유돼 있어 최소 4주간 지워지지 않는다.
인도는 투표소 반경 100m 내에서 휴대전화 소지·사용도 일절 금지한다.
투표소 입구 풍경을 찍는 기자에게도 “촬영하지 말고 지우라”는 관리요원의 호통이 이어졌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뭄바이·뉴델리=글·사진 이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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