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육현장 혼란 우려
동맹 휴학 3000명 집단유급 땐
신입 4610명과 함께 수업 들어야
의료계 “수련할 병원도 없는데…”
교육부 “8월 중 시설투자안 확정”
내년도 의대 신입생 규모가 30일 확정되면서 늘어나는 의대생과 현재 휴학생들을 어떻게 제대로 교육할지가 새로운 숙제로 떠올랐다.
의료계에서는 시설과 강사 부족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날 교육계에 따르면 학칙상 휴학이 불가능한 현재 예과 1학년 3000여명이 수업 거부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이 진급을 못 한 채 내년에 돌아오면 신입생과 함께 수업을 들어야 한다.
내년도 의대 학부 신입생은 올해의 1.5배인 4610명으로, 합치면 총 7600여명 이상의 학생이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 의과대학 증원을 반영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확정을 하루 앞둔 지난 29일 서울 소재 의과대학에 '수업중'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뉴스1 |
한 의대 교수는 “이번 증원이 거점 국립대와 ‘미니 의대’ 중심이다 보니 대부분의 의대 신입생이 2배 이상 늘었고, 이 의미는 올해 휴학이나 유급되는 학생까지 더하면 평시의 3배가 넘는 학생들이 당장 내년에 강의실로 들이닥칠 수 있다는 얘기”라며 “이 많은 학생들을 누가, 어디서, 어떻게 가르칠 건지, 현장에선 답이 없다는데 정부가 자신하는 배경이 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장 교수나 추가 강의실 확보는 어려울 테니 ‘콩나물시루’ 강의실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제대로 된 교육이 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허탈해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27일 분석해 내놓은 자료도 ‘교육 질 저하’ 우려를 뒷받침한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가 지난해 말 발간한 ‘기초의학교육의 현황과 전망‘ 보고서는 의대 증원 논의 전에도 앞으로 기초의학 교수 숫자가 부족할 것이고, 특히 의사 면허를 가진 기초의학교수(의사과학자) 숫자는 더욱 부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의교협 측은 “의대 증원 대상이 된 한 학교의 수요 조사서에는 2025학년도에 12명의 기초의학 교수를 신규 임용해야 한다고 나와 있는데, 평년 임용 인원(2명)보다 10명씩 더 필요한 수준”이라고 했다.
정부는 내년에 입학하는 의대 신입생들이 예과 1·2학년을 거쳐 본과 1학년에 들어가는 시기가 2027년이므로, 그때까지 교육의 질 저하가 없도록 여건을 갖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최대한 교육의 질이 낮아지지 않도록 기자재, 건물과 같은 시설, 인력이 충분히 갖춰져서 현재 의대 교육의 수준 이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조만간 의학교육 선진화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도 이날 “시설 투자에 대한 내용은 8월에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지민·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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