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논란 사실상 마무리
대입 전략 가늠자인 6월 모평도 코앞
9월 의대 신입생 67% 선발 수시 접수
교육부 “학생·학부모 위해 더 못 늦춰”
전남대 78.8%·경상국립대 72.5% 달해
의대 염두 지방 유학 늘어날 것 전망도
30일 2025학년도 의과대학 대입전형 시행계획이 발표되면서 의대 증원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교육계에선 의대 신입생 3명 중 2명을 선발하는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당장 3개월 뒤부터 시작되고, 6월 모의평가가 일주일도 남지 않아 더 이상 모집인원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대입 피라미드’에서 최상단을 차지하는 의대 모집인원이 단번에 1.5배 늘어난 데다가 특히 지역인재전형 선발 규모가 급증해 대입 판도도 출렁이고 있다.
 | 정부가 ‘2025학년도 의과대학 대입전형 시행계획 주요사항’을 발표한 3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 앞을 시민들이 분주하게 오가고 있다.
시행계획에 따라 2025학년도 대학 입학전형에서 의대 신입생 모집인원은 기존보다 1497명 늘어난 4610명을 선발한다.
뉴스1 |
◆31일 수시요강 발표… 증원 절차 ‘끝’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대를 뺀 39개 대학의 의대 모집인원은 2024학년도 3016명(정원내)에서 2025학년도 4485명으로 1469명 늘었다.
각 대학은 확정된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에 따라 31일까지 2025학년도 수시모집요강을 발표해야 한다.
수시모집요강 발표까지 끝나면 2025학년도 의대 정원 확대 절차는 마무리된다.
의료계는 의대 증원 절차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대법원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대입전형 시행계획과 수시모집요강 확정을 연기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교육부는 계획대로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집행정지 2심에서 기각·각하 판결이 났기 때문에 의대 증원 처분에 대한 효력은 계속된다.
증원 절차의 속행도 가능해 정해진 일정에 따라 대입전형을 진행해 나가는 것”이라며 “학생과 학부모들이 올해 대입전형이 확정되기를 기다리고 있어서 더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의대 신입생의 67.6%를 선발하는 수시모집 원서접수는 9월 초에 진행되고, 재외국민 전형은 당장 7월에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수험생들은 통상 매년 6월에 치러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모의평가 결과를 토대로 수시 등 대입 전략을 짜는데, 6월 모의평가는 다음 달 4일 치러진다.
수험생들 입장에선 이미 본격적으로 2025학년도 입시 절차에 돌입한 셈이어서 31일 이후 모집인원이 변동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6월이 되고 모집인원이 또 바뀐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만일 그런 사태가 발생한다면 전국의 수험생과 학부모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교육계에선 대법원도 이런 상황을 무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수험생의 막대한 혼란을 초래하는 결과를 내놓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약 2배 된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수도권 의대 신입생 10명 중 6명(59.7%)은 비수도권 고교를 졸업한 수험생으로 채워진다.
늘어난 의대 모집인원이 비수도권 의대에만 배분되고, 비수도권 의대들이 정부 방침에 따라 지역인재전형 선발을 늘리면서 지역인재전형 선발 인원은 1025명에서 1913명으로 888명(86.6%) 급증했다.
모집인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0%에서 10%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강원·제주권 의대는 최소 20%, 나머지 비수도권 의대는 지역인재전형으로 40% 이상 선발하도록 하고 있다.
 | 지난 27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한 고등학교에 의대합격 현수막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
앞서 정부는 비수도권 의대에 지역인재전형을 60% 이상 선발하도록 권고했는데, 상당수는 권고치를 훌쩍 넘겼다.
전남대의 경우 전체 모집인원 165명 중 130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뽑아 그 비율이 78.8%에 달했다.
이어 △경상국립대(72.5%) △부산대(69.3%) △동아대(68.6%) △건양대(66.7%) △조선대(65.8%) △원광대(65.0%) 등 비수도권 의대 26개교 중 18개교가 신입생의 60% 이상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하기로 했다.
다만 제주대(48.6%), 가톨릭관동대(34.8%), 연세대(미래)(28.8%), 한림대(21.2%) 등 의무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낮은 제주·강원 지역 대학은 지역인재전형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지역인재전형은 지원할 수 있는 수험생이 제한적이어서 합격선이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대부분의 대학이 ‘수능 최저등급 기준’을 충족하도록 해 일각에선 비수도권 수험생들의 합격률이 낮을 것이란 예측도 있다.
가장 기준이 높은 대학은 수능 4개 영역의 등급 합이 ‘5등급 이내’가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역인재전형 선발이 늘어 의대 진학을 염두에 두고 비수도권으로 이사하는 ‘지방 유학’이 늘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비수도권 학원들은 ‘지역인재전형 확대’를 내걸고 의대 준비반을 모집하고 있는 분위기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서울에서 강원이나 충청 지역으로 이사를 고려하는 학부모들이 있다”고 전했다.
세종=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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