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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가입 현금지원. 최대 70만원까지 설치 당일 지급.
온라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터넷 가입 사이트 홍보 문구들이다.
약정기간이 끝난 인터넷이나 TV 등 방송·통신 결합상품을 이용하면 현금과 상품권을 지급한다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김영곤씨(31·가명)도 몇 년 전 이런 부류의 광고를 보고 자취방에서 사용할 인터넷과 TV를 신청했다.
매달 3만~4만원의 요금을 내고 상품을 이용하던 김씨는 지난해 11월 채권추심 우편물을 한 통 받았다.
통신사 요금이 미납됐다는 내용이었다.
매달 신용카드 자동결제를 신청해 놓은 김씨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상함을 느낀 김씨가 확인해본 결과, 자신의 이름으로 4개의 회선이 더 개통된 상태였다.
모두 수개월 치 요금이 미납된 것은 덤이었다.
 방송·통신 결합상품에 가입하면 현금 등을 지원한다고 속여 사은품을 가로채는 수법으로 수억원을 챙긴 전 통신사 직원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 의왕경찰서는 사기 및 사전자위작,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황모씨(55)를 구속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황씨는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 말까지 5년에 걸쳐 피해자들의 동의 없이 각종 통신상품에 가입해 3억4000여만원 상당의 사은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황씨는 인터넷 또는 TV 결합상품 설치를 신청한 뒤, 설치 기사에게는 “곧 이사를 해야 하는데 직접 설치를 할 줄 아니 문 앞에 두고 가라”고 해, 마치 개통을 한 것처럼 업체를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황씨는 한 통신사 텔레마케터로 근무하며 수집한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한 사람당 적게는 40만원에서 많게는 200만원 상당의 사은품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6월께부터 김씨와 같이 미납요금 채권추심 사실을 인지한 피해자들의 신고가 잇따르자 경찰도 올해 1월 사건을 병합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 수만 200명에 달했다.
그러나 황씨는 수사 착수 직후부터 범행을 멈춘 데다가 3개월 간격으로 주거지를 옮기며 도피 생활을 이어갔다.
경찰은 통신영장 등을 토대로 추적을 지속한 끝에 지난 21일 경기 고양시 소재의 한 월세방에서 황씨를 체포, 피해 금액이 적지 않은 데다가 오랜 기간 도피 생활을 이어온 만큼 지난 28일 구속 송치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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