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이 3개월 넘게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순차적으로 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달라질 건 없다"며 의료 현장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고수했다.

4일 박 위원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또 시끄럽다.
퇴직금은 준비가 되셨겠죠"라는 글을 올리며 복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정부는 석 달이 넘게 매번 '검토 중이다', '논의 중이다'라는 말만 한다"며 "대한의사협회건 보건복지부건 왜 하나같이 무의미한 말만 내뱉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그런데 다들 이제는 정말 뭐라도 하셔야 하지 않을까. 시끄럽게 떠들지만 말고 업무개시명령부터 철회하라. 아니면 행정 처분을 내리던가"라며 "사실 이제는 뭐라고 지껄이든 궁금하지 않다.
전공의들을 하루라도 더 착취할 생각밖에 없을 텐데"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도 박 위원장은 "달라진 건 없다.
응급실로 돌아가지 않을 거다.
잡아가세요?"라고 반문했다.
이같은 발언은 총파업 투표에 돌입하는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전공의를 향한 유화책을 내놓고 있는 정부 모두를 직격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위원장은 전날(3일) 대전협 내부에도 "저도 마찬가지지만 애초에 다들 사직서 수리될 각오로 나오지 않았나"라며 "사직서 쓰던 그 마음, 저는 아직도 생생하다.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으로 지금까지 유보됐을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2월 20일, 딱 일주일을 외쳤던 그 날을 기억하고 있는가. 어느덧 100일이 지났다.
다들 너무 잘하고 있다"며 "이런 전례가 없다.
그렇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할 수 있다.
그리고 해야 한다.
힘내자. 학생들도 우리만 지켜보고 있다"고 격려했다.

정부 발표에 상관없이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고수했다.
박 위원장은 "또 무언가 발표가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결국 달라진 것은 없다"며 "잡아가도 괜찮다.
지금까지 언제나 어느 순간에도 떳떳하고 당당하다.
부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럽지 않은, 그런 한 해를 만들어 보자"라고 말했다.

한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 개혁 현안 브리핑'을 개최한다.
복지부는 구체적인 안건 없이 일정만 공유했지만, 전공의 집단이탈에 대한 출구전략을 발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