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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돌봐온 친조카를 심리적으로 지배하다가 감시하고 성폭행을 일삼은 50대 무속인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고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정승규)는 19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등 혐의를 받는 무속인 A씨(54)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5년간 보호관찰 및 취업제한 등도 명했다.
A씨는 2022년 8월 20대 조카인 B씨가 친구들과 놀다가 늦게 연락하고 귀가했다는 이유로 나체 상태의 피해자에게 ‘엎드려뻗쳐’ 자세를 시킨 후 나무막대기로 엉덩이를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와 함께 지난해 1월27일까지 약 5개월간 20차례에 걸쳐 친족관계에 있는 B씨를 강제 추행한 혐의도 있다.
또, 피해자의 방에 몰래 녹음기를 설치해 B씨의 통화내용을 감시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A씨는 노모와 B씨를 홀로 부양하는 친부를 대신해 어렸을 때부터 피해자를 체벌하며 훈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B씨가 자신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고 그의 일상을 보고받거나 남자친구를 사귀지 못하도록 감시했다.
그는 지난해 2월부터 5월까지 B씨에게 성관계를 요구하는 등 10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기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과정에서 B씨가 자신의 요구를 거절할 때마다 폭언과 욕설을 내뱉으며 크게 화를 냈다.
당시 A씨는 자신에게 위축돼있던 피해자가 성적 행위를 거부할 수 없도록 협박하는 등 심리적 지배를 이어가며 추행의 수위를 높였다.
이후 자신의 범행이 B씨의 부친에게 발각되자 “신내림을 받은 과정에서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둘러댔다.
그러면서도 B씨에게는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또 다른 변고가 생길 것이다’라는 협박성 메시지를 보냈다.
피해자가 자신의 연락을 피하자 급기야 B씨가 재학하는 대학교까지 찾아가는 등 기행을 펼쳤다.
수사 과정에서 A씨는 “이성적으로 조카를 좋아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하고 5년간 취업제한과 보호관찰 등을 명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피고인이 진정으로 반성하는지 의문이 들고 B씨가 겪은 심적 고통을 고려할 때 감경할 사유를 찾기 어렵다”며 양형 이유를 밝히며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양형 부당을 이유로 1심 판결에 불복,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서도 “동종 유사 사건의 양형 형평성을 위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다시 형을 정했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2년 집계된 강제추행 범죄건수는 1만5574건이며 이중 범죄자와 피해자의 관계가 동거친족과 기타친족인 건수는 각각 195건과 139건으로 나타났다.
박가연 온라인 뉴스 기자 gpy1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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