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과학 기술 발전 위해 美 대학 종신 교수직 포기한 최초 한국인
포스텍, 카이스트 등 우리나라 연구중심대학의 초석과 기틀 마련
포스텍(포항공대)은 화학공학과 김영걸 명예교수가 향년 93세의 나이로 지난 24일 별세했다고 25일 밝혔다.
고 김영걸 명예교수는 촉매 연구 분야 세계적 권위자로 1963년부터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다 1974년 한국인 이공계 교수로는 최초로 정년 보장(Tenure) 교수직을 마다하고 한국과학원(現 KAIST) 설립 등 우리나라 과학 기술 발전을 위해 귀국했다.
이후 1987년 포스텍에 부임해 포스텍이 연구중심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01년 정년 퇴임 전까지 초대 대학원장과 초대 화학공학과 주임교수를 맡아 과학 선진국 대학의 교육과 연구, 산학협력 등 제도를 접목해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첫 사례인 연구중심대학 모델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또한, 한국 화학공학회 회장을 맡아 대형 국제 학회를 유치하고, 아시아태평양 촉매학회(APACS) 창립을 주도하는 등 한국 과학기술의 위상을 세계적 수준으로 신장시키는 데도 크게 공헌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 김영걸 명예교수는 1987년 국민훈장 동백장과 한국화학공학회 공로상을 받았으며, 2019년에는 공학 분야 대한민국 과학기술유공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편, 2억여 원의 기부금을 출연해 그의 호인 ‘항오(項悟)’에서 명명한 특별 인문학 강좌인 ‘항오 강좌’를 개설했으며, 지난 2002년부터 시작된 이 강좌는 올해로 24회를 맞이한다.
고 김영걸(사진) 명예교수는 생전인 2001년 정년 퇴임 당시 “포항으로 내려가는 것을 많은 사람이 말렸지만, 이 위치까지 올라온 포스텍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보람과 재미를 느꼈다”라며 “교수와 학생을 ‘Community of Scholar’라고 생각하면 된다.
작은 공동체의 이점을 살려서 힘을 합치면 못할 것이 없다.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가 됐을때 포스텍은 더욱 빛날 것이다”라고 회고하기도 했다.
유족은 부인 김종순 씨와 사이에 1남(김준수)와 1녀(김정수)가 있다.
빈소는 이대서울병원장례식장 특2호실이며, 발인은 6월 27일 목요일 오전 10시다.
포항=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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