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의 토론 완패 후 이틀 만에
민주당 지지층의 불안감 더욱 커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주한 첫 대선 토론에서 완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선거 유세 도중 또 말실수를 해 민주당 지지자들의 불안이 더욱 커지고 있다.
 | 6월29일(현지시간) 오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메릴랜드주에 있는 대통령 별장 캠프데이비드로 이동하던 중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 가운데는 바이든 부부의 손녀 피네건 바이든. AFP연합뉴스 |
6월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은 전날 뉴욕주(州) 이스트햄프턴에서 대선 캠프 모금 행사를 열고 유권자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은 토론 당시 트럼프가 90분간 무려 28번이나 거짓말을 했다는 뉴욕타임스(NYT) 기사를 인용하며 “중요한 것은 트럼프의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은 트럼프의 대통령 재임 기간 상황이 얼마나 나빴고 또 트럼프를 얼마나 싫어했는지 (토론회를 통해) 기억해냈다”며 “국민들은 트럼프가 일으킨 혼란과 그의 극단주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토론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준 것은 맞지만 그래도 거짓말쟁이 트럼프보다는 낫지 않느냐는 뜻으로 풀이된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2018년 11월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벨로에 소재한 앤마른 미군 묘지를 방문하지 않은 점도 다시 비판했다.
해당 묘지에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전선에서 독일군과 싸우다가 전사한 미군 장병 2200여명이 안장돼 있다.
당시 트럼프는 묘지에 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 “악천후로 인해 헬리콥터 운영이 어려워 일정을 취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토론회에서도 이런 취지로 해명했다.
하지만 바이든은 이를 거짓말로 규정했다.
그는 “트럼프가 묘지에 가지 않으려 한 것은 그곳에 묻힌 참전용사를 ‘바보들’(suckers) 내지 ‘패배자들’(losers)로 여겼기 때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자신의 장남 보 바이든(2015년 사망)이 이라크전쟁 참전용사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 백악관 홈페이지에 게재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 전문. 바이든이 이탈리아라고 말한 것은 오류이고 프랑스가 맞는다는 점(빨간줄)을 명시했다.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
문제는 미군 묘지를 언급하면서 그 위치를 프랑스가 아닌 이탈리아라고 두 차례나 잘못 언급한 점이다.
물론 이탈리아에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사한 미군 장병들이 묻힌 묘지가 있으나, 2018년 트럼프가 참배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 미군 묘지의 소재지는 프랑스다.
백악관은 홈페이지에 바이든의 발언 전문을 게재하며 이탈리아는 오류이고 프랑스가 맞는다는 점을 명시했다.
외신들은 토론회에서 실수를 저지른 바이든이 이번에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헷갈렸다고 꼬집었다.
한편 바이든은 6월29일 저녁 메릴랜드주에 있는 대통령 별장 캠프데이비드로 이동해 주말을 보내고 있다.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를 비롯한 가족들도 바이든과 함께하는 가운데 토론회 실패 이후의 선거 전략이 집중 논의되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민주당 대선 후보로서 거취를 놓고 고심 중이란 분석도 제기되나 현재로선 ‘후보를 사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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