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명의의 임명장을 붓글씨로 쓰고 대한민국 국새를 날인하는 희귀 공무원 '필경사'(筆耕士) 합격자가 나와 화제다.
필경사는 1962년 처음 생긴 이래 62년간 단 4명만이 이 자리를 거쳐 갔다.
1일 인사혁신처 홈페이지를 보면 지난달 28일 필경사(전문경력관 나군) 최종 합격자 1명이 공고됐다.
응시번호 24539로 기재된 합격자는 5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이 합격자가 오는 4일까지 등록을 마치고, 신원 조회와 신체검사에 문제가 없으면 제5대 필경사로 공식 임용된다.
2018년 11월 제4대 필경사(김동훈 주무관)를 선발한 뒤 약 6년 만이다.
앞서 3대 필경사였던 김이중 사무관이 지난해 초 퇴직하면서 인사혁신처는 같은 해 2월 모집 공고를 냈으나, 적격자를 찾지 못해 선발을 보류했다.
당시에는 1명 채용에 21명이 지원했다.
1년 넘게 김동훈 주무관이 홀로 업무를 도맡는 상황에서 정부는 지난 5월 1일 다시 필경사 채용 공고를 냈고, 이번엔 적임자를 찾았다.
필경사의 주요 업무는 대통령 명의 임명장 작성, 대통령 직인·국새 날인, 임명장 작성 기록 대장 관리시스템 운영·관리, 정부 인사 기록 유지·관리, 임명장 수여식 행사 관리 등이다.
필경사는 통상 1년에 약 4000~7000장의 임명장을 작성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격 요건은 임용 예정 직위와 동일하거나 이에 상당하는 직위에서 2년 이상 근무한 공무원 경력이 있는 사람, 임용 예정 직위 관련 직무 분야에서 3년 이상 연구·근무한 민간 경력이 있는 사람이다.
또 미술이나 서예 등 관련 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거나, 관련 분야 학사 학위 취득 후 2년 이상 관련 분야에서 근무·연구 경력이 있는 사람, 전문대 학력 취득 후 3년 이상 경력이 있는 사람이면 된다.
서류 전형을 통과하면 실기를 통해 한글 서체, 글자 배열, 완성도 등 임명장을 작성하는 역량 평가도 받아야 한다.
'필경'은 '붓으로 밭을 간다'는 의미로, 임명장을 손으로 쓰는 것은 인사권자의 정성을 담아 공무원 사기를 진작한다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한때 공무원이 받는 임명장을 전산화한 적도 있었으나 공직자들의 의견 제기로 같은 해 필경사가 쓰는 수기 임명장이 복원되기도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 
등록안내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