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교수 ‘교육 거부’ 이어
“제자로 받아들일 수 없다” 선언
하반기 전공의 7645명 모집 확정
실제 채용까지는 쉽지 않을 듯
연세대 의대 교수들이 하반기에 새로 들어올 전공의들을 “제자와 동료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앞서 보이콧을 선언한 가톨릭대 의대에 이어 의대 교수들의 ‘가을턴’(하반기 전공의 수련) 보이콧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가뜩이나 전공의들의 ‘낙인찍기’ 등으로 하반기 수련 지원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교수들의 보이콧으로 전공의 복귀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할 수 있는 건 다했다”며 전공의 복귀와 무관하게 의료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22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 2024년 신입전공의 모집 홍보물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빅5’ 병원을 포함한 전국 수련병원들은 이날부터 이달 말까지 하반기 전공의 채용 절차를 이어간다.
다음 달 수련병원별로 필기·실기 시험, 면접 등을 진행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계획이다.
전공의 수련 관련 사항을 결정하는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평위)는 이날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을 7645명으로 확정했다.
유형별로는 인턴 2525명, 1년차 레지던트 1446명, 상급년차(2∼4년차) 레지던트 3674명이다.
수련병원 신청 인원(7707명)에서 62명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 모집인원(728명) 대비 10배가 넘는 수준이다.
본격적인 채용 절차가 시작되기 전부터 모집 전망이 밝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공의들은 여전히 의대 증원 백지화 등을 요구하며 움직이지 않고 있는 상황인 데다 최근 복귀 전공의 명단을 공유하더니 가을턴 전공의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겠다는 예고까지 나왔다.
 |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설상가상으로 연세의대 교수들은 이날 가을턴 전공의를 “제자와 동료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언했다.
연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와 세브란스병원 일부 교수들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 자리는 우리 세브란스 (사직) 전공의를 위한 자리”라며 “그들의 자리를 비워두고 돌아오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가톨릭대 의대 교수들도 전공의 자리에 새로운 전공의를 뽑는다면 교육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병원 의국별로 의견 차이가 있지만 빅5를 비롯한 다른 대형병원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하반기 채용에 지방 수련병원 사직 전공의 중 일부가 수도권 병원에 지원할 수 있게 권역 제한을 풀었지만, 교수들이 이를 거부하면서 면접 등에서 낮은 점수를 줄 공산도 있다.
지방 전공의들이 수도권 지원마저 주저할 경우 가을턴 지원자는 극소수에 그칠 전망이다.
9월 전공의 모집마저 저조하면 정부로서도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명령 철회와 수련 특례 등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며 “이번 가을 수련에 돌아오지 않는다면 내년 3월이든 9월이든 다음 수련 때까지 전공의 없이 이대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우·조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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