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박사과정 학생이 지도교수의 지속적인 성희롱을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은 자신을 중국 명문대인 인민대학교 인문대에서 공부하는 왕디라고 밝힌 이 여성은 전날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올린 59분짜리 영상에서 자신의 신분증을 잠깐 들어 올려 보여준 뒤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를 했다.

왕디는 인민대의 전 부학장이자 전 공산당 대표였던 자신의 지도교수가 물리적·언어적으로 성적인 괴롭힘을 가했으며 그의 성적 접근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자신에게 박사학위 취득을 막는다는 취지로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왕디는 해당 교수가 2년 넘게 자신에게 무보수로 많은 임무를 부과하고 질책했으며, 이를 거부하자 졸업을 못 하게 하겠다고 협박했다는 내용도 밝혔다.

그러면서 왕디는 해당 교수가 2022년 5월 사무실로 와달라고 요청했던 문자 메시지와 한 남성이 강제로 키스하려고 하자 여성이 저항하는 내용이 담긴 음성 파일을 증거로 제출했다.
왕디는 "지금 이 순간, 나는 더는 참을 수 없고 물러설 곳이 없다"며 "그래서 공개적으로 말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왕디의 폭로로 이날 인민대는 해당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왕디의 주장을 조사하기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꾸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민대가 이 사안을 조사한 결과 제기된 주장이 사실로 드러났다면서 "그의 행위가 당의 기강과 대학의 규칙을 위반했다"라고 지적했다.
해당 교수는 해고와 함께 당적도 박탈당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도 않았다.

외신은 "중국에서는 공개적인 성희롱 고발이 세계적인 미투 운동 직후 반짝 증가했다가 중국 정부에 의해 빠르게 묵살되면서 최근 몇 년간 드물었다"며 "지난 6월 미투 운동의 일환으로 여성의 권리를 촉진했던 중국 기자가 국가 권력 전복을 선동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고 그의 지지자들이 밝혔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에서 가장 주목받은 '미투 사건' 가운데 하나는 2021년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웨이보를 통해 장가오리 전 중국 부총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가 대중 앞에서 사라진 일이라고 비판하며 "펑솨이의 당시 미투 폭로는 당국의 검열로 순식간에 온라인에서 사라졌고 지금까지도 관련 이슈는 엄격히 검열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외신은 "중국공산당은 강력한 사회적 운동을 안정과 자신의 권력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한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