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조수석 유리창 깨는 경찰관.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
“그날 두 분의 경찰관을 만난 것이 천운이었어요.”
의식을 잃어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를 경찰관이 발견하고 신속히 대처해 생명을 구한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23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5월 30일 오후 4시 40분쯤 수원시 권선구 행정단지 앞에서 왕복 8차선 도로를 달리던 차량이 앞 차 후미를 추돌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교통순찰 근무에 나섰던 수원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 소속 남상원 경위와 우한얼 순경은 사고 순간을 목격하고 교통정리를 위해 즉시 출동했다.
이들은 현장에서 사고 차량 운전자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사고를 낸 50대 여성 A씨가 창문에 머리를 기대로 축 늘어진 채로 있던 것이다.
남 경위와 우 순경은 A씨가 의식을 잃은 것으로 판단하고 곧바로 구조에 나섰다.
당시 A씨의 차량은 안에서 잠겨 문이 열리지 않는 상태였다.
남 경위와 우 순경은 순찰차에 있는 삽과 인근을 지나던 화물차에서 빌린 망치를 동원해 조수석 창문을 깼다.
A씨는 맥박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다.
이에 남 경위는 운전석 의자를 뒤로 젖혀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다.
우 순경은 112상황실에 알리고 119 구급대를 요청했다.
A씨 보호자에게 전화해 평소 지병 등을 확인하기도 했다다.
이들은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약 5분간 번갈아 가며 CPR을 했고,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에게 A씨를 인계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이틀 만에 의식을 회복했다.
사흘째에는 중환자실에서 일반병동으로 옮겨 치료받았으며 현재는 건강을 회복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평소 지병이 없었으나, 당시 부친 생명이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이동하다가 과도한 스트레스로 관상동맥이 경련을 일으켜 의식을 잃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건강을 회복한 뒤 경찰서를 찾아 “담당 의사로부터 초기 심폐소생술 조치가 빠르게 이뤄져 3%의 확률로 생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날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두 분을 만난 것이 천운이다.
응급조치가 없었다면 저까지 잘못됐을 수 있는데 새 생명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 | 교통순찰 중 의식을 잃은 운전자 사고를 목격, 생명을 구한 수원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 소속 남상원 경위와 우한얼 순경.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
남 경위와 우 순경은 “빨리 구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고, 생명을 구할 수 있어 뿌듯하고 다행이다”며 “앞으로도 시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강나윤 온라인 뉴스기자 k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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