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법·위법 없고 세금 성실히 납부했지만…국민 눈높이 안 맞는다는 점 절감"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는 24일 장녀의 부동산·주식 취득 과정에서 이른바 ‘아빠 찬스’ 논란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배우자와 장녀가 보유한 비상장주식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다”고 밝혔다.
 | |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 연합뉴스 |
이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가족 간 문제를 좀 더 살펴보고 대처했어야 하는데 미리 챙기지 못한 불찰임을 인정한다”며 “여러 문제가 제기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문제가 된 장녀의 다세대주택 매입 과정이나 비상장주식 취득 및 양도 과정에서 탈법이나 위법이 없었고 관련 세금도 모두 성실히 납부했다”면서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고 건전한 가치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번 기회에 절감했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급여와 투자로 얻은 소득을 꾸준히 기부해 왔지만 이 문제가 불거진 뒤 가족 회의를 거쳐 배우자와 장녀 보유의 비상장주식을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아울러 이 후보자는 “공직 수행에 오해나 장애가 없도록 배우자가 현재 맡고 있는 회사의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의 배우자는 제주반도체와 동행복권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후보자 배우자는 2021년 즉석식 인쇄복권 '스피또1000' 발권 오류로 복권 20만장이 회수된 사건 관련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 후보자 측은 입찰 분쟁에서 말미암은 일로 불법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자는 “저의 불찰로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
청문회에서 공직후보자로서의 소신과 식견에 관한 검증에 성실하고 겸손하게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후보자가 지난 23일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딸 조모(26)씨는 2017년 아버지에게 증여받은 돈으로 산 비상장회사 주식 중 절반을 2023년 아버지에게 되팔아 약 63배에 달하는 3억8000만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조씨는 주식 매입자금 1200만원 중 900만원을 아버지에게 증여받았다.
시세차익으로 발생한 양도소득세 7800만원가량도 부친이 증여해 준 돈으로 냈다.
조씨는 이렇게 번 돈을 서울 재개발 구역 빌라를 구입하기 위해 아버지로부터 빌린 2억200만원을 변제하는 데 쓴 것으로 알려졌다.
기부 대상은 문제가 된 화장품 R&D 기업 A사 지분 전체로 장녀 보유 400주, 배우자 보유 3465주다.
장녀가 시세 차익을 거뒀을 당시 기준으로는 약 37억원 상당이다.
기부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25일 열린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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