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4개 신규 댐 왜 짓나
집중호우 피해 3년간 1조6000억 넘어
가뭄으로 생활·공업용수 피해도 커져
정부, 8월부터 공청회 등 지역 의견 수렴
환경단체 “4대강 사업 회귀하겠단 선언
생태파괴·공동체 훼손 고려 안해” 반발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30일 14곳의 신규 댐 건설 후보지를 발표하며 “수도권을 포함한 한강수계 용수 공급의 주요 원천인 소양강댐과 충주댐은 그 용량의 94%를 이미 사용하고 있어 예측하지 못한 극한 가뭄이 오면 남아 있는 용량만으로는 정상적인 생활용수 공급이 어려워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발, 예산확보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아 실제 착공까지 이뤄지는 댐의 수는 이보다 적거나 많은 소요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후대응댐 후보지(안) 14곳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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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후위기 대응 위해 댐 건설 필수”
정부는 극한호우 등 기후위기에 대한 근원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댐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달만 하더라도 경기 파주(873㎜), 충남 부여(809㎜), 전북 익산(704㎜) 등의 지역에서는 한 달 강수량이 연 강수량의 절반을 초과했다.
이 중 전북 익산은 500년 빈도 이상의 강우로 큰 피해가 발생했으며, 전국 15개 시·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아울러 최근 몇 년 새 강우 패턴이 짧은 시간에 매우 강한 비가 집중되는 특성을 보이고 있는 것도 문제다.
2022년 서울 동작구에서는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은 강도인 시간당 141㎜의 집중호우가 내린 것이 화제가 됐지만 이달 10일 전북 군산에는 시간당 146㎜ 극한호우가 내리면서 불과 2년 만에 기록을 경신했다.
극한호우 등으로 인한 최근 3년간 피해액은 1조6000억원이 넘고, 인명 피해도 85명에 달했다.
환경부는 앞으로 이러한 극한호우가 더 잦아질 가능성이 있고, 이에 대한 대비 없이는 피해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 피해 역시 커지는 추세다.
2022년 남부지방에는 기상관측 이래 가장 긴 227일 동안의 가뭄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생활용수 부족과 공업용수 부족으로 국가산단의 공장 가동이 중단될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장래 신규 산업 등 물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도 댐 건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민 동의·예산 확보 ‘넘어야 할 산’
환경부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유역별로 홍수 위험성과 물 부족량 등을 평가해왔다.
지난해 6월 이후 17개 지자체에서는 신규 댐 21곳의 건설을 요청하기도 했다.
환경부는 이 중 지자체가 신청한 후보지 8곳을 추리고, 나머지 6곳은 국가 차원에서 댐 건설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후보지를 도출했다.
다만 아직은 후보지인 만큼 14곳 모두 댐 건설이 착공까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환경부 관계자는 “댐은 지역 주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선 지역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며 “반대가 심하거나 여타 사정 등으로 착공까지 안 되는 곳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발표된 후보지 중 강원 삼척시와 전남 순천, 경북 예천, 경남도 등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양구군은 주민 피해와 희귀 동식물 서식지 수몰 위기를 주장하며 반대의 뜻을 밝히고 있다.
환경부는 다음 달부터 해당 지역에서 설명회와 공청회 등을 열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지자체 및 관계기관과도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후대응댐 후보지(안) 14곳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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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은 “주민들의 반대가 많거나, 걱정이 많으시면 저희가 더 많이 대화를 하겠다”며 “필요하다면 간담회, 주민설명회를 몇 번이라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댐 건설비 이외에도 수몰 지역 및 지역 주민들에 대한 보상 등 수조원에 달하는 예산확보도 관건이다.
환경부는 댐 주변 지역 지원 예산을 대폭 상향해, 지역이 필요하다는 도로,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이나 수변공원, 캠핑장, 관광시설 등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댐 건설로 인한 생태계 서식지 파괴나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환경단체 측은 “4대강 사업 회귀하겠단 선언”이라며 “생태파괴·공동체 훼손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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