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수십만명 관공서 습격·방화
경찰, 강경 진압… 최소 95명 사망
방글라데시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4일(현지시간) 다시 일어나면서 100명 가까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다쳤다.
시위대는 셰이크 하시나 총리의 사퇴를 요구했고, 정부는 전국에 통행 금지령을 내리고 인터넷을 차단하며 대응했다.
 |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지난 3일 셰이크 하시나 총리와 그의 정부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AP뉴시스 |
AP통신과 현지 언론인 프로톰 알로에 따르면 이날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등 전국에서 수십만명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경찰에 따르면 시위대는 주요 고속도로를 막고 관공서에 습격해 불을 질렀다.
격화된 시위에 경찰 또한 최루탄, 고무탄 등을 쏘며 시위대를 막았다.
폭력 사태로 번진 이번 시위로 14명의 경찰관을 포함해 최소 95명이 사망했다.
하시나 총리는 국가 안보 회의 후 시위대가 더는 ‘학생’이 아닌 ‘범죄자’라며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시위가 재개된 것이다.
대학생 외에도 예술가, 노동자 등 여러 계층이 참여하며 규모가 더욱 커졌다.
발단은 정부가 추진한 공직 할당제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지난달 독립유공자 자녀에게 공직 30%를 할당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하지만 구직난에 시달리는 학생들은 공직 할당제가 불공평하다며 이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후 대법원이 독립유공자 자녀의 공직 할당 규모를 5%로 완화한 절충안을 내놓으며 시위도 잦아들었지만 시위대가 요구한 시위 체포자 석방과 총리 사과 등이 이뤄지지 않자 재개됐다.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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