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벌금 300만원’ 선고…“피해자에 대한 해악의 고지로서 협박에 해당” 판결
수도권 명문대생들이 모인 연합동아리 안에서 마약을 유통하고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회장 A씨가 이전에도 성관계 폭로를 빌미로 동아리 회원에게 특정 행위를 강요해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그는 절도죄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 집행유예 기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해 7월 7일 A씨가 동아리 회원 B씨를 상대로 한 강요 혐의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 | 연합동아리 회원들이 외제차를 이용하며 찍은 사진. 서울남부지검 |
6일 법조계와 한국일보에 따르면 A씨는 B씨와 2022년 7월 21일 동아리 아지트로 쓰이던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성관계를 했다.
이후 B씨 남자친구가 A씨에게 불리한 내용의 글을 올려고 하자 A씨는 '남자친구가 글을 내리도록 하지 않으면 성관계한 사실을 밝히겠다'는 취지로 B씨를 협박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해자에 대한 해악의 고지로서 협박에 해당하는 게 분명하다"며 이 행위를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설령 피고인이 게시글로 피해를 입고 있더라도, 피해자에게 강요의 수단으로 성관계 폭로라는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고, 피해자로 하여금 남자친구를 설득하게 하는 방법 외에 다른 수단도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재판부는 A씨가 당시 별건의 범죄로 집행유예 기간이었던 점을 무겁게 봤다.
그는 앞서 2021년 절도죄 등으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20년 한 대형 마트에서 스피커와 유명 여행가방 등 약 35만 원어치를 훔치고, 서울 강남구 고급 호텔에 있는 창고에서 263만 원 상당의 와인과 샴페인 등 주류 34병을 절취한 혐의가 인정됐다.
그는 지난 4월에도 성폭력처벌특례법 위반(촬영물등이용협박), 마약류관리법위반 등 혐의로 구속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19세 여성을 상대로 나체 사진 등을 찍게 하고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연락을 받지 않자 이를 유포하겠다며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의 공판검사가 기록을 검토하던 중 수상한 거래내역을 포착해 이번에 적발된 동아리 내 마약 범죄를 밝혀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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