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오작동으로 화재 경보기 울리는 경우 잦다보니
관리자들이 경보기 스프링클러 일단 끄는 경우 많아”
지난주 인천의 한 아파트에 있던 전기차에서 불이 났을 때 하루에만 200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됐었다.
 | | SBS 캡처 |
아이가 있으니 빨리 와달라는 긴박한 구조 요청도 있었는데, 화재 당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스프링클러 작동을 인위적으로 중단시켰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일 새벽 6시10분쯤 지하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전기차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곧 폭발했다.
6시 15분 최초 신고자가 "지하 1층 차에서 불이 크게 났다"고 말하자 소방대원이 "전기차 아니냐"고 물었다.
신고자가 "전기차"라고 답하자 소방대원은 "사람들을 대피시키라"고 말했다.
검은 연기가 아파트를 뒤덮으면서 주민들의 긴박한 신고가 잇달았다.
SBS에 따르면 26층 거주자는 "아기가 있는데 불이 다 꺼지고 엘리베이터도 탈 수 없는 데다 연기가 자욱해 대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옆 동에서는 "폐렴에 걸린 아이가 있는데 문을 열면 연기가 들어와서 나갈 수 없다"며 구조를 요청했다.
옥상과 비상 대피소로 몸을 피했지만, 어쩔 줄 모르겠다는 전화까지 이날 하루 동안 신고 220건이 접수됐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작 화재 확산을 막을 지하주차장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은 걸로 조사됐다.
소방당국은 "화재경보기가 울린 직후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가 스프링클러의 밸브 작동을 임의로 중단시킨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아파트에서는 기계 오작동으로 화재경보기가 울리는 경우가 잦다 보니, 관리자들이 경보기와 스프링클러를 일단 끄는 경우가 많은 걸로 알려졌다.
5분 뒤 밸브는 다시 열렸지만, 그사이 번진 불로 전기 설비가 고장 나면서 결국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았다.
소방 당국은 소방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조사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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