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 입니다.

전직 대형가전마트 판매사원이 파견 기간이 끝났는데도 계속 직원 행세를 하며 고객에게 받은 수억 원대 물품 대금을 빼돌려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

12일 CBS 노컷뉴스에 따르면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한 대형가전마트의 40대 판매 사원 A씨는 지난 6월 고객 B씨를 상대로 냉장고와 청소기 등 가전제품 결제 대금 1400만 원을 빼돌린 혐의 등을 받는다.
A씨는 지난 3월 업체 파견이 종료됐는데도 3개월이 지난 6월 매장 밖에서 만난 B씨와 함께 매장 안으로 들어가 제품을 둘러봤다.

A씨는 B씨에게 매장 내에서 현금과 카드 등을 섞어서 결제하도록 유도하는 사기 행각을 벌였다.
또 A씨는 결제 과정에서 B씨 명의 카드로 결제하게 하고 며칠 후 취소가 될 예정이라고 속여 할인을 내세워 또 다른 카드로 중복으로 결제하게 한 뒤 중간에서 결제 대금을 가로채기도 했다.
B씨는 지난달 도착하기로 한 제품이 집에 오지 않은 데다 A씨와의 연락이 갑자기 두절되자 경찰에 고소하는 한편 마트 측에도 피해 접수를 했다.

이러한 수법에 당한 피해자는 B씨만이 아니다.
A씨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한 피해자는 10명이 넘으며, 피해 액수도 2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파견 종료 후에도 직원을 사칭해 계속 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범행이 발각될 것 같아지자 파견업체를 그만두고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창원서부경찰서는 사기 등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지만, A씨가 외국으로 도주한 상황이라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별도로 해당 마트 측도 진상 조사를 진행 중이다.
마트 측은 A씨가 파견 종료 전에도 매장 내에서 사기 행각을 벌인 적이 있는지, 최초 피해 발생 시점은 언제인지, 피해 인원은 정확히 몇 명이며 구체적인 사기 수법은 어떤 것인지 등에 관해 파악하고 있다.

한편 이와 유사한 수법의 범죄는 과거에도 있었다.

2021년에는 인천의 가전제품 대리점 직원 C씨가 제품을 사면 적립되는 포인트를 현금화해주겠다고 속여 고객들로부터 물건값을 받아 가로챘다가 사기 혐의로 고소됐다.
당시 피해자 22명은 "C씨가 대리점에서 제품을 사면 적립되는 포인트를 현금으로 주겠다고 제안했다"며 "제품 비용을 미리 내면 이후 구매를 취소해 환불해주고 포인트도 함께 입금해주겠다고 했으나 이후 제품 비용을 받고도 환불해주지 않거나 포인트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피해 금액은 총 10억3000만원가량이었다.

또 2022년에는 대구의 한 대형백화점 유명 가전 매장에서 사기를 당했다는 글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기도 했다.
글 작성자 D씨는 결혼을 앞두고 해당 매장을 방문해 직원과 상담 후 3100만원 상당의 가전 14품목을 구매했다.
그는 이 중 1800만원은 카드로 결제하고 나머지 1300만원은 직원의 안내 계좌로 입금했다.

약속한 배송 날짜에도 일부 가전이 도착하지 않자 D씨는 해당 직원에게 연락했으나 직원은 "죄송하다.
지금 물량이 많아 (배송이) 좀 걸릴 것 같다.
택배 파업 때문이다"라고 답한 뒤 연락 두절됐다.
결국 D씨는 매장에 연락해 문의했으나 매장 측은 그가 현금으로 이체한 상품에 관해서는 전혀 모른 채 "이미 다 배송됐다"는 말만 전했다.
또 D씨의 글을 보고 그와 유사한 피해를 봤다는 이들이 추가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고가인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는 가급적 개인 계좌 거래를 삼가고, 포인트 지급 등 현금결제를 유도할 경우에는 판매 직원의 말만 믿는 것이 아니라 꼼꼼히 확인하는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