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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앞서 먼지 떨지 마” 주의 받았다고 ‘40년 이웃’ 살해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4-08-20 14:08:25

“피해자가 가해자 아내 일자리도 소개시켜줘…가해자 가족 사과 한 마디 없이 SNS로 친목 자랑
가해자 아내, 남편이 칼 들고 뛰어나간 뒤 칼에 찔린 피해자가 달아나는 모습 바라보고만 있어

앞집 앞에서 차량용 발판을 털었던 60대 남성이 주의 받은 것에 앙심을 품곤 40년 가까이 이웃으로 알고 지낸 60대 여성을 흉기로 찔렀다.
관통상을 당한 피해자가 사망했음에도 가해자 가족은 전혀 사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1일 대구 서구의 한 주택가 골목에서 술에 취한 채 이웃 여성을 찌른 60대 남성. SBS ‘궁금한 이야기 Y’ 갈무리

지난달 22일 대구 서부경찰서는 이웃에게 흉기를 휘두른 60대 남성 A씨에게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1일 오전 10시 45분쯤 서구의 주택가 골목길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이웃에 살던 60대 여성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일 B씨는 집앞에서 80대 노모와 대화하다가 갑자기 다가온 A씨가 휘두른 칼에 맞았다.
B씨는 피를 흘리는 채로 아버지와 동생이 있던 인근 미용실로 뛰어갔고,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목숨을 잃었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4~5개월 전 피해자 집 앞 담벼락에서 자동차 매트를 털었다가, 피해자로부터 ‘하지 말아달라’고 만류 당한 일이 문득 떠올라 화를 참지 못하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갈무리

B씨 아들 C씨는 20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90대 할아버지와 80대 할머니가 충격받으실까 걱정돼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차마 알리지 못하고 있다”며 “한순간에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A씨는 지난 4월 B씨 집 앞 전봇대에서 차량용 매트를 털다가 B씨와 마주쳤다고 한다.
당시 B씨는 부모가 1층에 거주하는 데다 주택 특성상 집에 먼지가 들어올 수 있다며 A씨를 말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C씨는 “어머니가 심하게 말하지도 않고 이쪽으로 털지 말라고만 하셨다”며 “설사 그것 때문에 화가 났다손 쳐도, 3개월 전 일을 범행 이유라고 하니 말도 안 된다”고 황당해했다.

B씨의 부검 결과는 더욱 유족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C씨는 “차라리 내가 칼을 맞았으면 나을 것 같았다”면서 “20㎝ 넘는 칼이 복부를 관통해 건장한 30대가 당했어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결정적 사인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사건 당일 가해자 아내가 골목에 서서 피 흘리며 미용실로 들어가는 피해자를 주시하는 모습. JTBC ‘사건반장’ 갈무리

이 사건은 C씨의 여자친구가 온라인에 사연을 올리면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C씨 여자친구는 특히 A씨와 그 가족들의 뻔뻔한 태도에 대해 성토했다.
그는 “(A씨와 B씨 가족이) 40년 가까이 이웃으로 지낸 사이였다”며 “고인이 되신 어머님이 가해자 부인의 일자리까지 소개해 줄 정도였는데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발생했음에도 여태껏 사과 한마디가 없다.
이게 사람이냐”고 했다.

이와 함께 그는 가해자 A씨 아내가 남편의 범행을 예측할 수 있었으면서도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C씨 여자친구는 “A씨 아내는 자신의 남편이 칼을 들고 나가는 걸 알고도 따라 나오기만 했다”며 “그 여자가 남편을 말렸더라면, 도망가라고 고함이라도 질렀다면 달라지지 않았을지 너무 억울하고 비통하다”고 했다.
실제로 A씨 아내가 골목에 서서 피를 흘리며 뛰어가는 B씨를 멀거니 바라보며 상황을 살피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는 “가해자의 아내는 사건 이후 빠르게 동네를 벗어나 돌아오지 않고 숨어 지낸다”며 “그 자식들 역시 사과 한마디 없이 SNS에서 가족의 화목함을 자랑하고 있다.
연락을 취해도 사과 한마디 없이 침묵으로 일관했다”며 분노했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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