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라지지 않는 확전 불씨
네타냐후, 블링컨과 3시간 회담 후
“합의 첫 단계, 많은 인질 석방해야”
美 “하마스가 동의할 차례” 압박
하마스 “기존 협상안 아니다” 반발
일각 “네타냐후 이중태도 협상 방해
하마스에 굴복했다며 협상단 질타”
이, 가자지구 폭격 최소 7명 사망
헤즈볼라와도 군사 충돌 이어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이 제시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휴전안을 지지한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동의해야 할 차례라며 하마스 압박에 나섰다.
하마스 측은 미국 휴전안이 자신들에게 제시됐던 기존안과 다르다며 반발하고 있어 협상이 타결될지는 불투명하다.
 | 지난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이 가해진 가자지구의 칸 유니스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3시간에 걸친 회담 방송 연설을 통해 “인질 석방을 위한 공동의 노력 속에 미국이 우리의 안보적 이익에 이해를 나타내준 것에 감사하다”며 “휴전 합의의 첫 단계에서 최대한 많은 생존 인질이 석방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블링컨 국무장관 또한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네타냐후 총리와 매우 건설적인 회담을 가졌다”며 “그는 이스라엘이 ‘가교 제안’을 수용한다고 확인해 줬다”고 전했다.
앞서 15∼16일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국은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에 나섰지만 하마스의 불참으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마스는 지난 18일 “이견은 해소되지 않았고 네타냐후가 자꾸 조건을 추가해 (협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며 중재안을 거부했다.
이에 블링컨 국무장관은 협상 이후 이틀 만에 이스라엘을 찾았고, 이스라엘이 중재안을 받아들이도록 압박했다.
다만 요동치는 중동 정세가 가라앉을지는 미지수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협상의 책임을 하마스에 돌리자 하마스는 반발하며 블링컨 국무장관을 비판했다.
하마스 대변인인 오사마 함단은 20일 로이터통신에 네타냐후 총리가 최신 휴전안을 받아들였다는 블링컨 장관의 발언에 대해 “많은 모호성을 제기한다”며 “(네타냐후가 수용했다는 제안은) 우리에게 제시된 안도 아니고 우리가 동의한 것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안을 지지한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가자시티의 학교 건물을 폭격하기도 했다.
AFP통신은 가자지구 민방위대 관계자를 인용해 어린이 2명 등 최소 7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테러 조직의 지휘통제소를 타격한 것이라 설명했다.
 | 손 잡은 美·이스라엘 이스라엘 예루살렘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19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회담이 끝난 뒤 블링컨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휴전과 인질 석방을 위한 미국의 중재안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예루살렘=신화연합뉴스 |
네타냐후 총리가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 협상이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온라인매체 액시오스는 이스라엘 당국자들을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가 중재국을 만나러 간 이스라엘 협상단에 충분한 권한을 주고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협상에 관한 미국 측의 새로운 제안을 지지한다고 밝힌 것과는 정반대되는 모습이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협상단을 이끄는 다비드 바르니아 모사드(정보기관) 국장, 로넨 바르 신베트(정보기관) 국장, 니트잔 알론 예비역 소장 등은 지난 18일 네타냐후 총리에게 협상 상황을 보고하며 현재 입장을 고수할 경우 합의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오히려 협상단이 하마스에 굴복했다며 이들을 질타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노선을 알고 있던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블링컨 국무장관의 발표 내용에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는 액시오스에 “네타냐후는 자신이 최근 추가한 요구사항을 포함한 미국의 제안을 지지한다고 블링컨 장관에게 말했지만, 사실은 하마스가 이를 거부할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군사적 충돌도 확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9일 헤즈볼라의 무기 저장 시설을 겨냥해 레바논 동부를 공습했다.
헤즈볼라 또한 20일 오전 이스라엘 북부의 갈릴리와 골란고원에 40발의 로켓을 발사하며 보복에 나섰다.
헤즈볼라는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군의 동부 지역 공습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군 기지 2곳을 겨냥해 로켓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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