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등 지방의료원 26곳 포함
임금 6.4% 인상·인력 확충 등 요구
환자 “사익 위해 우리 이용” 반발
정부 “대화·협의 통해 문제 해결을”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전공의 이탈 사태로 응급실 등 의료현장의 공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병원에서 간호사, 의료기사 등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해, 의료공백이 더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19∼23일 61개 병원 사업장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한 결과 찬성률 91%로 총파업을 가결했다고 25일 밝혔다.
 | 아주대병원 응급실 전문의 ‘절반 사직’ 경기 남서부 지역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아주대병원 소속 응급의학과 전문의 14명 중 7명이 사직하거나 사직서를 제출한 가운데 한 의료인이 25일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일반 응급실을 향하고 있다.
수원=뉴스1 |
61개 병원 중에는 국립중앙의료원, 한국원자력의학원 등 특수목적 공공병원을 비롯해 최근 응급실 전담의 이탈로 응급실 운영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던 속초의료원과 강릉·삼척·영월·원주·순천·강진·목포·공주·서산·천안·홍성·부산·마산·인천·군산·남원·진안·청주·충주의료원 등 지방의료원 26곳도 포함됐다.
민간병원에서는 고려대의료원(안암·구로·안산), 이화의료원(목동·서울), 중앙대의료원(서울·광명), 한양대의료원(서울·구리), 강동경희대병원, 강동성심병원 등 30곳이 명단에 포함됐다.
빅5 병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보건의료노조는 조속한 진료 정상화와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책임 전가 금지, 인력확충, 주4일제 시범사업 등과 함께 총액 대비 6.4% 임금인상을 병원 측에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28일까지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9일 오전 8시부터 동시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환자생명과 직결된 업무에는 필수인력을 남기기로 했다.
환자들의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공익적인 요구 사항도 있지만 임금인상과 같이 전형적인 노조의 파업 이유를 이런 상황에서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며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환자들의 불안을 이용하는 셈인데, 환자들은 굉장히 화가 나고 지쳐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열어 지자체와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응급센터 등의 24시간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고, 파업 미참여 공공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비상진료를 실시하기로 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환자와 국민의 불안과 고통을 생각해 파업과 같은 집단행동보다는 사용자와의 적극적인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주시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이정우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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