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선제 공습에 따른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보복 공격 표적이 이스라엘의 정보기능이었다는 주장이 26일(현지시간) 제기됐다.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는 전날 방송 연설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 주변의 글릴롯 기지와 에인셰메르 기지가 1·2차 목표물이었다”고 주장하며 해당 기지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나스랄라가 이스라엘의 사이버 역량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스라엘의 정보활동 핵심 시설을 목표로 삼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알마 연구·교육센터도 보고서를 통해 ”헤즈볼라의 표적은 모사드 본부와 이스라엘군 8200부대 정보기지가 있는 글릴롯의 군사정보시설“이라고 분석했다.

헤즈볼라가 목표물로 삼은 글릴롯 기지에는 이스라엘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 암호 해독과 첩보 신호 수집 등 시긴트(SIGINT·신호정보) 분야와 사이버 관련 작전을 담당하는 8200부대, 군 통신부대 등 주요 정보시설이 밀집해있다.

또한, 2차 목표물로 언급된 에인셰메르 기지는 애로 미사일 포대와 드론 비행장이 있는 곳으로 중동 지역 항공기의 위치정보시스템(GPS) 정보를 교란하는 이른바 '스푸핑'(신호 조작) 공작의 근원지로 지목돼왔다고 와이넷은 보도했다.

와이넷은 앞서 지난달 30일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가 폭사한 과정과 이번 헤즈볼라의 보복 공격이 연관된 것으로 보고 지난 18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사건 내막 보도를 인용했다.

WSJ는 지난달 30일 저녁 베이루트 은신처에 머물던 슈크르가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건물 2층 사무실에서 7층 거주공간으로 빨리 이동하라는 당부를 전달받았다고 보도했다.

슈크르는 7층으로 올라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헤즈볼라는 이후 내부 통신망을 해킹해 이스라엘군이 슈크르를 타격하기 쉬운 위치로 유인했다고 파악했다는 것이다.

와이넷은 "해당 보도는 나스랄라가 정보 기지를 표적으로 선택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슈크르 피살을 정보전 패배로 간주한 헤즈볼라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이번 공습 최우선 목표를 이스라엘의 정보 담당 부대와 기관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전날 헤즈볼라가 드론 공습이 모두 성공했다고 밝힌 데 대해 "군 기지는 공격받지 않았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