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성센터 2024년 피해 접수 781명
10대 이하가 37% 288명 달해
미성년 피해 2년 새 4.5배 급증
정부 교내 피해 접수 건수도 196건
교육부, 전담조직 신설… 엄정 대응
전교조 실태조사선 1400건 넘어
전 부처 딥페이크 대응 속도 불구
배포 목적없는 합성 처벌 못해
입법 공백 보완 등 대책 시급
지인 등의 사진을 합성한 성적 딥페이크(Deep Fake·이미지 합성물) 영상물 피해자 3명 중 1명이 미성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학교에서 올해 접수한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는 총 196건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긴급 전담조직을 만들고 매주 실태조사를 하는 등 딥페이크 성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 |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연합뉴스 |
◆미성년자 피해 급속 확산
28일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25일까지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딥페이크 피해 지원을 요청한 사람은 781명으로, 이 중 36.9%(288명)가 10대 이하로 집계됐다.
센터는 이런 추세라면 올해 딥페이크 피해자는 총 1000명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센터에 피해 지원을 요청한 사람은 2022년 212명에서 올해 1∼8월 781명으로 3.7배 늘었는데 같은 기간 미성년자 수는 64명에서 288명으로 4.5배 뛰었다.
딥페이크 범죄가 확산하는 가운데 특히 미성년자의 피해가 급속히 늘고 있는 것이다.
센터 관계자는 미성년자 피해가 큰 이유에 대해 “10대와 20대 등 저연령층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이용한 온라인 소통에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청소년 사이에서는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장난삼아’ 주변인 사진을 합성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손쉽게 이뤄지는 이런 행위로 피해자는 상상 이상의 고통을 받을 수 있다.
교육부가 전국 교육청을 통해 파악한 결과 올해 들어 전날까지 접수된 학생·교원의 딥페이크 피해 건수는 196건으로 집계됐다.
피해자 중 학생은 186명, 교원은 10명이었다.
피해 학생은 학교급별로는 중학생이 100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등학생이 78명이었다.
초등학생도 8명 있었다.
교육부가 조사한 피해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교조는 전날부터 교사·학생을 대상으로 딥페이크 성범죄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이날 오전까지 1400여건의 피해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절반가량은 교사로 전해졌다.
교육부는 접수된 피해 중 179건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고, 차관을 단장으로 한 ‘학교 딥페이크 대응 긴급 전담조직(TF)’을 구성했다.
TF는 매주 학교 딥페이크 사안을 조사하고 피해 학생에게 정신건강 관련 진료비를 최대 300만원 지원하는 등 피해자 지원 등에 나선다.
또 다음 달부터 전문가·유관기관·시도교육청 자문단을 운영하는 한편 10월 중 ‘교육 분야 딥페이크 대응 후속 조치’를 발표한다.
일선 교육청과 학교는 학생들에게 개인정보 유출 주의를 당부하는 한편 예방교육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교육청과 울산시교육청 등은 직접 제작하거나 유관기관으로부터 받은 디지털 성범죄 예방교육 자료를 각급 학교에 배포해 예방교육을 한다.
강원 교육청은 부교육감을 단장으로 하는 딥페이크 위기 대응 지원팀을 구성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현재도 딥페이크 관련 교육을 진행 중인데 앞으로 예방교육을 더 강화하고 처벌에 대해서도 보다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해자 일부가 촉법소년이어서 제대로 된 처벌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에 교육부는 ”이번 기회로 그 부분(촉법소년 연령 하한)까지 논의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방통위, 딥페이크 대응 긴급회의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28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딥페이크 성범죄영상물 종합대책 마련에 관한 사항을 안건으로 열린 제22차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임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
◆전 부처 나서지만… “현재 법으론 한계”
각 부처도 딥페이크 대응에 나섰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날 긴급 전체회의를 소집하고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는 물론 텔레그램과 페이스북·엑스(X)·인스타그램·유튜브 등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과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해외에 서버가 있는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사업체 중 국내 공식 협의체가 없는 사업체에 대해서는 면대면 협의 채널을 끌어내 상시적인 협의가 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기존 시정요청 협력 대상에 등재돼 있지 않은 텔레그램을 향후 공식 등재해 자율 삭제도 유도할 예정이다.
여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은 이날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찾아 딥페이크 피해자 지원방안을 점검하고 양 부처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두 부처는 올해까지 딥페이크 발전에 따른 디지털 성범죄 관련 법 제정비 방향과 탐지시스템 구축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제주경찰청을 비롯한 지방경찰청은 딥페이크 모니터링에 착수했다.
다만 현재 법체계로는 딥페이크 성범죄 근절에 한계가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성폭력처벌법상 배포할 목적이 없는 합성·제작 행위는 처벌할 수 없고, 영상물 사적 소지, 구입, 저장, 시청 등 행위에 대한 규제도 없으며, 정보통신망법은 처벌 수위가 약한 문제점이 있다”며 입법 공백 보완, 처벌 강화, 피해자 구제 수단 강구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경찰의 디지털 성범죄 수사를 성인 대상 범죄로 확대하고, 딥페이크 음란물 즉시 삭제, 미성년자 접근 차단 등의 조치도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유나·박진영·김건호 기자, 제주=임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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