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하게 지낸 여학생 상대 범죄…피해자가 따지자 “미안, 장난이었다” 사과
조사 중 가족과 이민…여러번 요청 끝에 출국금지 통보 받았으나 ‘한달’ 뿐
경찰 측 “가해자 미성년자인 데다 모든 조사 마쳐 출국금지 연장 안 해”
 | | 클립아트코리아 |
또래 여학생을 대상으로 딥페이크 성 착취물을 제작한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수사기관 조사를 받는 중 해외로 출국했다.
피해자 측이 여러 차례 출국금지를 요청했지만 소용 없었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지난 20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 제작) 혐의로 김모 군(14)을 수원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김군은 딥페이크를 이용해 지인들의 얼굴 사진을 여성 나체 사진과 합성해 소지한 혐의를 받는다.
김군의 범행은 피해 학생 지인이 지난 6월 말 우연히 김군 휴대전화에서 사진을 발견하며 발각됐다.
피해자는 김군과 같은 학교 학생 2명, 다른 학교 학생 2명으로 모두 미성년자였다.
심지어 피해자 A양과 김군은 평소 친하게 지내던 사이였다.
A양이 김군에게 메시지를 보내 추궁하자 김 군은 “미안하다, 장난이었다”고 범행을 시인했다.
김군은 곧 해외 이민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에 A양을 비롯한 피해자 측은 도주 가능성을 우려해 지난달 1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신속한 수사와 출국금지 신청을 요청했다.
A양 아버지는 “여러 차례 요청 끝에 출국 정지를 했다 통보받았지만 출국 정지 기간이 한 달 뿐이었고 그 이후 가해자가 출국한 사실을 알게 됐다”며 황당해했다.
경찰은 김군이 미성년자인데다 필요한 모든 조사를 마친 점, 김군 부모와 법률대리인이 향후 검찰 조사나 재판 과정에 성실히 출석하겠다고 약속한 점을 고려해 출국 정지 연장을 신청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경찰청 관계자는 “검찰에서 아마 (가해자가) 입국할 때 통보 조치를 하게 될 것”이라며 “청소년이니 체포까지는 아니더라도 법무부나 검찰에서 자연스럽게 신병을 확보하는 여러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A양 아버지는 “출국 정지를 요청한 취지는 가해자가 법의 심판을 받게 하려던 것이었는데 경찰은 사건 해결보다 행정적 해결에 급급한 모습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가해 학생이 부모를 따라가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긴 한데 그건 그쪽 입장이고 (우리가 볼 땐) 처벌받지 않고 도망간 것처럼 느껴진다”며 “애들(피해 학생)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막 울고 난리가 났다”고 호소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큰 사회적 문제가 된 딥페이크 성범죄에 중학생들도 다수 포함된 것과 관련 ‘촉법소년’(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기준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할 전망이다.
딥페이크 성범죄 확산을 막기 위해 허위영상물 처벌 기준도 현행 5년에서 7년으로 확대된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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