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장 늦은 열대야 발생 등
더위 이어지며 고농도 오존 기승
이달만 주의보 18회 발령 ‘이례적’
지속 노출 땐 호흡기 질환 일으켜
“마스크로도 못 막아… 관리 유의”
간밤 서울에서 기상관측 이래 가장 늦은 열대야가 나타나고, 낮에는 폭염경보가 발효되는 등 늦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12∼14일 거센 가을비가 내리며 기온이 일시적으로 떨어지겠지만, 이후 기온이 다시 올라 추석 연휴 초반인 15∼16일 서울 낮기온이 31도까지 오르는 등 더위가 쉽사리 물러나지 않을 전망이다.
때아닌 불볕더위가 9월까지 이어지며 유해 물질인 고농도 오존(O₃)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밤 서울의 최저기온이 25.6도를 기록해 닷새 만에 다시 열대야가 발생했다.
1935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늦은 열대야 기록이다.
이날 오전 기준 전국 183개 기상특보 구역 가운데 133곳에 폭염주의보, 31곳에 폭염경보가 발령되는 등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나타났다.
추석을 목전에 두고도 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건 우리나라 대기 상층에 티베트고기압이 세력을 뻗친 가운데 중국 상하이를 향해 북서진하는 제27호 열대저압부와 북태평양고기압 사이로 고온다습한 남동풍이 불어들어오며 기온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위의 기세는 11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10∼11일 서울 낮 기온이 35도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러한 예상이 현실이 될 경우 기상관측 이래 서울의 9월 최고기온 신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이후 가을비치고 제법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며 늦더위 기세는 일시적으로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남동풍의 영향으로 10일부터 제주에는 30~80㎜(중산간과 산지 최대 12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고, 11일 충청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60㎜의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12일에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전국에 산발적으로 비가 내릴 전망이다.
이후 북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13∼14일 서울 낮 기온이 30도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15~16일 티베트고기압이 재차 세력을 확장해 한반도를 덮으면서 기온이 다시 상승해 서울 낮 기온은 31도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추석 당일인 17일부터 기온이 내림세를 보이며 더위가 물러날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은 기압계 변동성이 크다”고 말했다.
늦더위의 습격에 기온이 높고 일조량이 많은 여름철 특히 많이 발생하는 고농도 오존이 9월까지 발생하고 있다.
10일 오후 서울 동북권·서남권, 충남 서산·태안에는 오존주의보(공기 중 오존 농도가 시간당 평균 0.12ppm 이상)가 발령됐다.
지표 근처에서 자외선과 질소산화물(NOx)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의 광화학반응으로 생성되는 2차 오염물질인 오존은 햇빛이 강한 여름철 낮시간에 습도가 낮고 풍속이 약할 때 주로 발생한다.
이러한 발생 기전 탓에 오존 고농도 시기는 매년 5∼8월로 알려져 있지만, 올해 가을 더위가 이어지며 이달 들어 전국에 오존주의보가 18회나 발령됐다.
오존 농도가 높으면 눈과 코, 호흡기를 자극하고 오래 노출되면 폐 질환과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존은 미세먼지와 달리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마스크로도 막을 수 없다”며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면 호흡기, 심혈관 질환자와 노인, 어린이는 야외 활동 자체를 자제해야 하며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실외수업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역대급 폭염 등 기후위기에 따라 9월에도 햇빛이 강하고 기온이 높아져 고농도 오존상황이 발생하고, 야간에도 고농도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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