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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한국 기업들에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요한 핵심 반도체인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중국이 아닌 미국과 동맹에 공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달 초 내놓은 양자 컴퓨팅·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관련 대(對)중국 수출통제 조치에도 한국의 동참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앨런 에스테베스 미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10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경제안보 콘퍼런스에서 중국이 미국과 동맹의 안보를 위협하는 첨단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새로운 전장의 승패는 우리가 오늘 개발하는 기술이 좌우할 것"이라며 AI의 근간인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가는 HBM을 언급했다.
그는 "세계에 HBM을 만드는 기업이 3개 있는데 그 중 2개가 한국 기업"이라며 "그 역량을 우리 자신과 동맹의 필요를 위해 개발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다.
AI 가속기 가동에 필요하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이 전 세계 HBM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미국은 HBM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동맹과 협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이날 대중 수출통제에 대한 한국의 동참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 5일 발표한 양자 컴퓨팅,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3차원(3D) 프린팅 관련 신규 수출통제에 한국의 참여를 희망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중국이 AI용 반도체 생산을 위해 의존하고 있는 멀티 패터닝 공정에 쓰이는 장비에 대해서도 수출통제 조치를 검토중이라는 점 또한 확인했다.
아울러 에스테베스 차관은 커넥티드 차량 규제와 관련해서는 중국, 러시아 등 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에서 만든 부품·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차량의 미국 수입을 제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자동차 기업 등에 중국산 부품을 교체할 충분한 시간을 주겠다는 뜻도 시사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차량의 동력 체계를 관리하는 부품이 규제 대상"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그런 종류의 역량(규제 대상 기술)이 필요할 경우 공급망을 조정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준비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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