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 입니다.

지난 6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토론회에서 완승을 거두었던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토론회에서 고배를 마셨다.
다만 이번 토론회 결과가 대선 결과로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밤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펼쳐진 대선 토론회에서 해리스와 트럼프는 100분 간 혈투를 벌였다.
두 사람은 낙태권, 국경 봉쇄와 이민자, 경제 침체와 물가 등 주요 쟁점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특히 해리스는 토론 내내 트럼프에게 도발적 발언을 하며 그를 자극하려고 한 가운데 결국 트럼프는 평정심을 잃는 모습을 노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해리스 캠프의 이날 전략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화를 촉발하는 것이었다며 "그 점에서 해리스는 크게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WP는 특히 해리스가 트럼프의 유세가 지루해 "사람들이 일찍 떠나기 시작한다"고 주장한 부분에서 트럼프가 크게 동요했다며, "해리스가 트럼프를 심리적으로 타격한 순간이 있다면 바로 이때"라고 평가했다.
이에 인지도 제고라는 목표를 안고 있던 해리스는 트럼프라는 강력한 상대를 맞아 자신의 토론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가운데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반면 지난 번 바이든과의 토론회에서 거센 강공을 펼치며 무대를 장악했던 트럼프는 이날 토론회에서는 반대로 수세에 몰리며 고배를 마셨다.
실제로 CNN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SSRS이 이날 토론회 직후 605명의 등록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오차범위 ±5.3%) 결과, 응답자 중 63%는 해리스가 토론회에서 더 잘했다고 답했다.
트럼프가 잘했다고 답한 비율은 37%에 그쳤다.
지난 6월 토론회에서는 트럼프가 잘했다고 답한 비율이 67%였고 바이든을 택한 비율은 33%에 그쳤다.
 
아울러 토론회 직후 해리스에 대한 긍정 평가 비율은 45%로 토론회 이전(39%)에 비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올해 대선 최대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의 부동층 유권자들 역시 해리스가 토론회에서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CNN이 펜실베이니아 머시허스트 대학의 포커스 그룹(여론조사 대상)에 참여한 13명의 부동층 응답자들을 상대로 토론회 승리자를 묻는 질문에 8명이 해리스를 택했다.
따라서 이번 토론회는 해리스가 트럼프를 상대로 확실한 승리를 거둔 모습이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이날은 도널드 트럼프에게 있어 가능한 최악의 밤이었다"고 평했고, CNN은 "해리스의 관점에 있어 오늘 밤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고 짚었다.
나아가 해리스 측은 토론회 승리의 기세를 몰아 2차 토론회까지 가질 것을 제안했다.
해리스 캠프의 젠 오말리 딜런 선거대책위원장은 토론회 후 "해리스 부통령은 2차 토론 준비가 되어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이라고 트럼프에게 공을 넘겼다.
반면 트럼프는 "그녀(해리스)는 오늘밤 매우 크게 졌기 때문에 2차 토론을 원한다.
..우리는 생각해 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다만 해리스가 토론회에서 승리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11월 대선 결과로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쟁점은 많았지만 초박빙인 11월 대선의 역학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결정타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해리스는 이번 토론회를 통해 에너지 넘치고 긍정적인 미래 비전을 제시하면서 자신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목표를 일부 달성했지만, 토론 성격상 해리스의 정책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는 시각도 있다.
 
CNN은 지난 2004년과 2016년 대선을 예로 들며 토론회에서 승리한 후보가 꼭 대선에서 당선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해리스의 토론회 승리가 대선 승리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기는 시기상조라고 하면서도, 앞으로 대선 승부를 가를 경합주에서의 해리스 지지율이 한층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