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아이티계 미국인 이민자들을 겨냥해 '개·고양이를 먹는다'는 취지로 주장했다가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이번엔 그의 아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트럼프 후보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최근 "아이티 이민자의 지능지수(IQ)는 다른 나라보다 낮다"며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 12일 "아이티의 인구통계학적 구성, 평균 IQ를 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아이티계 이민자를 비롯한 제3세계 이민자를 '수입'하면 여러분도 제3세계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이건 인종차별이 아닌 통계학적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이티계 이민자의 실제 IQ 추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근거 자료는 제시되지 않았다고 한다.

NYT는 트럼프 주니어의 주장에 대해 "인종이나 국적을 지능과 연관 짓는 것은 사이비 과학"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매체는 "특정 인종의 열등, 우위에 대한 거짓 주장을 하는 과학적 인종차별"이라고 분석했다.
IQ 검사에 대해서도 "그 효용성을 신뢰할 수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주니어의 발언은 최근 그의 부친인 트럼프 후보가 아이티계 이민자 비하 발언으로 집중포화를 받은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앞서 트럼프 후보는 미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국경 단속 강화를 촉구하며 그 예시로 미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에 거주하는 아이티 출신 이민자 커뮤니티를 들었다.
그는 아이티 출신 이민자들이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의 발언이 전파를 탄 뒤, 롭 루 스프링필드 시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시는 그런 보고를 받은 바 없다"며 "스프링필드는 여전히 아름답고, 이곳에서 여러분의 반려동물은 안전하다"고 즉각 반박했다.

이어 "어느 대선 후보 때문에 이민자에 대한 거짓 주장이 퍼지면서 '문화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며 "전국을 무대로 하는 연방 지도자들이 이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인구 6만여명에 이르는 소도시인 스프링필드는 최근 아이티계 이민자들이 대거 유입된 거주지로 손꼽힌다.
지난 3년간 약 1만5000명의 아이티 출신 이민자들이 이주했으며, 이 때문에 도시 내에는 거대한 아이티계 커뮤니티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