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신임 검찰총장이 민생범죄 수사를 위한 형사부의 인력과 조직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방벽과 울타리가 될 것을 약속했다.

심 총장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취임사에서 "그동안 검찰구성원 모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형적으로 변한 형사사법제도로 인해 사건 처리는 지연되고, 국민 불편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라며 "내 사건이 공정하게 처리되는지, 죄를 지은 사람이 그에 합당한 벌을 받고 있는지, 걱정하시는 국민도 계신다"고 말했다.

심 총장은 "우리 한명 한명이 생각하는 문제의 해법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더 신뢰받아야 한다는 것만큼은 모두가 같은 마음일 것이다"라며 "저는 이런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와, 국민이 검찰에 바라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살피고 또 살펴 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범죄수사는 신속하게, 한치의 빈틈 없이 수행되고, 어떠한 외부의 영향이나 치우침 없이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한, 공익의 대표자로서 단 한명의 억울한 사람도 없도록 국민의 권리를 지켜야 한다"라며 "그것이 바로 국민이 바라는 검찰의 모습이고, 우리가 만들어나갈 검찰이다"라고 했다.

심 총장은 "이를 위해 우리 검찰은 민생범죄로부터 국민을 지키는데 온 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라며 "민생범죄의 최전선에 있는 일선 형사부의 인력, 조직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일선의 의견을 직접 듣고, 토론해 개선 방안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다듬어져 속도감 있게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평온한 삶을 위협하는 강력범죄, 지금 막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갈 마약범죄, 나날이 교묘해지는 보이스피싱 범죄,

수많은 피해자를 만들어내는 다단계·전세사기와 같은 민생범죄로부터 국민을 든든하게 지켜야 한다"고 했다.

또 그는 "딥페이크 영상물 범죄와 같은 디지털 성범죄, 스토킹 및 성폭력 범죄로 인해 여성들이 더 이상 불안하지 않아야 한다"라며 "사이버렉카의 악성, 허위 콘텐츠가 사회를 좀먹지 않도록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범죄자를 엄벌하는 것 못지않게, 범죄피해를 입은 분들이 일상으로 온전히 복귀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며 "이를 위해 우리가 할 일은, 또한 국민들이 가장 바라는 검찰의 모습은, 검찰구성원 한명 한명이 자신이 맡은 사건을 나와 가족의 일처럼 정성을 다해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심 총장은 "검찰의 직접수사 역량은 우리 헌법과 공동체의 가치를 훼손하는 부패범죄, 시장경제질서를 무너뜨리는 경제범죄와 같은 중대범죄에 집중 투입돼야 한다"라며 "또한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중대범죄에 대한 국가적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범죄로부터는 1원의 수익도 얻을 수 없도록 범죄수익환수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로지 법과 원칙, 증거와 법리에 따른 공정한 수사, 신속하고 정밀하게 환부만 도려내는 수사를 통해 국민들이 검찰 수사는 믿을 수 있다라고 느끼실 수 있게 하자"고 당부했다.

이밖에도 심 총장은 국민의 인권 보호 사명과 검찰구성원 간의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검찰 본연의 가치는 바로 국민의 기본권, 인권을 지키는 것에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라며 "인권 보호, 국민의 기본권 보호는 검찰 업무의 시작이자 끝이며 기본 원칙이다"라고 했다.

이어 "사건관계인이 검찰청에 출석해 귀가할 때까지 모든 절차를 국민의 입장에서 꼼꼼히 살펴보자"라며 "특히 노인, 아동,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형사사법절차에서 배려받지 못한 부분이 있었는지 제도 하나, 서식 하나, 글자 크기 하나부터 다시 점검해보자"고 했다.

심 총장은 "검찰의 미래는 검찰총장이, 검사장이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라 믿는다"라며 "해결이 불가능해 보였던 문제의 해법은, 우리 부서 신규 수사관님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에서, 방금 민원인의 전화를 받았던 실무관님에게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마음을 열고, 토론하고 소통하며 국민이 원하는 검찰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자"고 했다.

취임사 말미 심 총장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힘을 합쳐 '국민의 검찰'을 만들어가자며 자신이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최근 몇년간 형사사법 관련 법령과 제도가 급격히 변해 검찰, 나아가 수십년간 유지돼 온 형사사법시스템이 흔들리고 있다"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국민을 범죄로부터 지키고 국민의 인권을 수호하는 우리의 역할은 어떤 바람 앞에서도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검찰의 일은 부장 혼자, 검사 혼자, 수사관 혼자, 실무관 혼자 해낼 수 없다"라며 "우리가 힘을 합쳐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국민의 검찰을 만들어 나가자"고 했다.

심 총장은 "저는 어떤 상황에서도 여러분이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업무를 수행해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이 지켜질 수 있도록 여러분의 든든한 방벽이자 울타리가 될 것을 약속드린다"는 말로 취임사를 마무리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송강 검찰국장, 변필건 기획조정실장, 구상엽 법무실장 등 법무부 간부들과 권순정 수원고검장,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박세현 서울동부지검장,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 정진우 서울북부지검장, 김선화 서울서부지검장 등 일선 고검장, 검사장과 대검 간부들, 그리고 서울고검과 수원고검 및 재경지검의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취임식을 마친 뒤 심 총장은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주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