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4일 강남구 홈스토리생활 회의실에서 필리핀 가사관리사 관계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서울시

[더팩트 | 김해인 기자] 필리핀 가사관리사 중 2명이 20여일 만에 이탈한 가운데 이들이 숙소생활을 하면서 과도한 '통금시간' 등 자유를 박탈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필리핀 가사관리사 조안은 24일 강남구 홈스토리생활 회의실에서 열린 관계자 간담회에서 "(통금으로) 우리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에 대해, 그리고 사교활동에 대해 자유를 박탈당했다"고 토로했다.

최근 가사관리사 2명이 근무지를 무단이탈하면서 노동조건 등을 두고 논란이 일자 서울시와 고용노동부가 현장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시와 고용부, 서비스 제공기관 관계자와 가사관리사 2명 등이 참석했다.

그는 "모든 사람은 밖에서 어울리기를 원한다"며 "숙소 통금이 오후 10시인데, 오후 8시쯤 일을 끝내고 9시쯤 숙소에 오면 약 1시간 정도만 밖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성인이기 때문에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선택할 자유가 있어야 한다"며 "숙소 안이나 밖에서 자유롭게 할 일을 할 수 있도록 적어도 (통금시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월세 등을 제외한 임금으로 생활에 불편이 없냐는 질문에는 "현재 급여면 충분하다"며 "강남에 살고 있고, 현재 숙소 임대료에 주방 사용, 세탁 등 많은 사항이 포함돼 있고 쌀도 무료다"고 답변했다.

서비스 제공기관인 홈스토리생활의 이봉재 부대표는 "계약서에 통금시간을 10시라고 명시하진 않았다. 숙소 운영 원칙은 자율적으로 정하는 것"이라며 "잠을 자는 데 피해가 되지 않는 시간을 정해 조별로 카카오톡으로 들어왔다는 확인을 했다"고 해명했다.

가사관리사들은 시간에 쫓겨 공원 또는 지하철역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등 휴식시간이 보장되지 않는 문제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이동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지하철역 근처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센터 정보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한가정에서 하루 8시간 일하면 그 가정에서 점심도 먹고 거기만 갔다 오면 되는데 많게는 세가지 가정까지 (매칭돼) 있다"며 "그러다 보니 이동하는 시간이 부담되고, 간격을 줄여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다시 숙소까지 오기 어려우니 중간에 공원이나 지하철 역에서 식사를 한다고 한다"며 "최대한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급여 문제를 두고는 가사관리사들이 주급제 또는 월급제 등 지급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이번과 같은 간담회를 정례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김 실장은 "필요하다면 주급제로 전환을 해서 애로사항을 최소화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오늘 참석한 두분은 월급제를 선호한다고 했다"며 "(가사관리사들이) 각자 격주로 받기를 희망하는지 등 현장의견을 듣고 협의해 근로계약서를 수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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