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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4일 취임 후 첫 국회 연설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 "현재 전략 환경 아래서 한일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는 것은 쌍방의 이익에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NHK, 교도통신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그는 "한일 간에는 어려운 문제도 있지만 내년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이 쌓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한일 양국의 협력을 더욱 견고하고 폭넓은 것으로 만들겠다"며 "또 한미일도 한층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일본 신임 총리는 취임 후 주요 정치 과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국회 소신 표명 연설을 하는 것이 관례다.
지난 1일 취임한 이시바 총리는 이번 연설을 통해 기시다 전 정부에 이어 한일 관계 개선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동 정세 등을 언급하며 국제사회에서 분단과 대립이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미·일 동맹을 중심으로 우호국·동지국을 늘려 일본의 평화와 지역 안정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에 대해서는 "'전략적 호혜 관계'를 포괄적으로 추진하고 모든 레벨에서 의사소통을 거듭하겠다"고 했지만, 중국이 동·남중국해 등에서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달 중국에서 일본인 아동이 괴한에게 습격당해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며 "간과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납북자 문제와 관련해서는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시바 총리는 "납치 피해자와 그 가족이 고령화하는 가운데 시간적 제약이 있는 납치 문제는 한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인도적 문제이자 국가 주권 침해이며 정권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모든 납북자가 하루빨리 귀국하고 북한과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강한 결의를 갖고 총력을 기울여 임하겠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선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며 일본뿐 아니라 지역,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국가안전보장전략에 근거해 일본의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위력의 기반인 자위관의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며 총리를 톱으로 하는 관계 각료 회의를 설치하겠다고 했다.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과 관련해서는 연설 앞부분에서 "정치에 대한 신뢰를 되찾고 납득과 공감을 받으며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으며 풍요로운 일본을 재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경제 관련으로는 디플레이션 탈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임금 인상과 투자가 견인하는 성장형 경제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대 중 전국 평균 최저임금을 1500엔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다.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에 대해선 "국회 헌법 심사회에서 국민적인 논의를 적극적으로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하는 데 그쳤지만, 총리 재임 중 발의를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마이니치신문은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줄곧 이 같은 내용의 개헌을 주장해왔다.
한편 이날 '미일 지위 협정 개정'이나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닛케이는 아직 당내나 여론의 이해를 얻지 못해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고 분석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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