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자세로 일이나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상인 '스탠딩 데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 가디언 등 외신은 호주 시드니대 연구팀이 주도한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보도했다.
연구팀은 영국 성인 8만3013명을 대상으로 스마트워치와 유사한 장치를 통해 움직임을 추적하는 방식으로 7~8년에 걸쳐 심장·순환기 데이터를 모았다.
그 결과 하루에 2시간 이상 서 있을 경우 부정맥혈전증이나 하지정맥류 등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처음엔 심장 관련 질환이 없었던 연구 대상자들 가운데 8%에서는 심장병·뇌졸중·심부전 등 심혈관계 문제가 발생했고, 약 2% 이상의 사람들은 정맥류나 심부정맥혈전증과 같은 순환기 문제가 새로 생겼다.

서서 일하는 사람들의 심혈관 질환 위험은 앉아 있는 사람들보다 낮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불과 몇 시간만 서 있어도 심혈관 질환 위험은 증가했다.
연구팀은 2시간 이상 서 있을 경우, 서 있는 시간이 30분 증가할 때마다 심혈관 질환 위험이 11%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앉아서 근무한 사람의 경우에는 앉아 있는 시간이 6~10시간일 때 심혈관 질환 위험이 약간 낮아졌다.
하지만 앉아 있는 시간이 10시간을 넘기면서부터는 질환 위험이 커졌고, 12시간 이상이면 위험률이 시간당 13%씩 급격히 증가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시드니대 매슈 아마디 박사는 "중요한 요점은 오래 서서 일한다고 해도 오래 앉아서 지내는 생활 방식의 건강 위험을 상쇄하지 못하며, 순환 건강 측면에서는 오히려 어떤 사람들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더 많이 서 있어도 장기적으로 심혈관 건강이 개선되지 않고 순환 문제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시드니대 매켄지 웨어러블 리서치허브의 에마누엘 스타마타키스 교수는 "장시간 앉아 있는 사람들에겐 (서서 일하는 것보다) 체계적인 운동이나 부가적인 움직임 등이 심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는 더 나은 방법이 될 수 있다"며 "규칙적인 휴식과 산책, 계단 이용, 장거리 운전 시 휴식, 점심시간 중 활동 등을 하라"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최근 국제역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에 게재됐다.

텔레그래프는 대부분의 영국 사무직 근로자는 업무시간의 80% 이상을 앉아서 보내며, 이로 인한 허리 통증을 겪는 사람들 사이에서 최근 몇 년 새 스탠딩 데스크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또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 스칸디나비아반도 국가에서는 사무실 근로자에게 스탠딩 데스크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과거 연구는 스탠딩 데스크를 사용하면 생산성이 증가하고 비만과 심장 질환, 당뇨병 발병률이 현저히 낮아진다고 밝혔으나, 최근 일부 연구는 스탠딩 데스크가 활동의 대안이 될 수 없다며 순환 건강 문제 위험을 줄이려면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