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아기를 마치 물건처럼 팔아넘긴 20대 여성이 2심에서 더 높은 실형을 선고 받았다.
그는 미혼모에게 아기를 사들인 뒤 웃돈을 받고 임신이 어려운 여성에게 되팔다가 덜미가 잡혔다.
또 아기를 팔고 산 여성들도 실형을 면지 못했다.
인천지법 형사항소3부(최성배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매매 혐의로 기소된 브로커 A 씨(25·여)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또 신생아 딸을 A 씨에게 판 미혼모 B 씨(27·여) 등 2명과 A 씨에게 돈을 주고 B 씨의 딸을 넘겨받은 C 씨(57·여) 등 모두 4명에게는 1심과 같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7월 인터넷에서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생겼는데 키울 능력이 되지 않는다”는 B 씨의 글을 본 뒤, “남편이 무정자증이라 임신할 수 없어 아이를 데려와 키우고 싶다”며 B 씨에게 접근했다.
이후 그는 입양을 원하던 C 씨에게 자신이 임산부인 것처럼 속여 “아이를 출산한 뒤 입양 보내고 싶다”고 연락해 매매가 성사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렇게 A 씨는 2019년 8월 24일 B 씨가 입원한 병원에 찾아가 병원비 98만 원을 지불한 뒤 B 씨의 생후 6일 된 딸 D 양을 건네받았다.
이어 같은 날 오전 11시34분쯤 인천 한 카페에서 C 씨를 만나 300만 원을 받고 D 양을 판매했다.
A 씨의 범죄는 여기까진 순조로웠다.
문제는 이후 B 씨의 반대로 C 씨가 D 양의 출생신고를 하지 못하게 되자 아이를 베이비박스에 유기하면서 드러났다.
다행히 D 양은 다른 곳에 입양돼 현재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같은 해 7월 유사한 수법으로 136만 원에 산 신생아를 다른 여성에게 돈을 받고 판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22년 10월에도 아동복지법상 아동매매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A 씨에 대해 “피해 아동을 매도해 경제적 이득을 취해 그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 아동들은 신체적 정서적으로 매우 위험한 환경에 처할 가능성이 있고, 실제 일부 피해 아동은 상당한 기간이 지나도록 출생신고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해 보면 원심의 피고인에 대한 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아동을 매매하는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며, 특히 아동매매죄는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처벌받게 됩니다.
2012년 이전에는 해당 조항이 아동을 타인에게 매매하는 행위로 규정되어 있어 판매자만 처벌을 받고 구매자는 처벌을 받지 않았지만 법 개정 이후 타인에게라는 단어가 사라지면서 현재 모든 아동매매에 연루된 자는 모두 처벌받고 형량 또한 무거워졌다.
또 아동매매죄의 경우 아이를 팔거나 사려고 시도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한 미수범도 재판에 넘겨져 처벌받게 된다.
아동매매의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이른바 브로커도 처벌 대상이다.
현행법상 정당한 권한을 가진 알선기관외의 자는 아동의 양육을 알선하고 금품을 취득하지 한다.
보건복지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않은 입양기관의 설립 역시도 불법이며, 만약 아동매매에 도움을 주거나 허가 없는 아동 입양알선 업무를 행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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