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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미국 거대기술기업(빅테크) 구글에 부과한 벌금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을 초과하는 천문학적 수준에 달했다고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보도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구글이 러시아에 납부해야 하는 누적 벌금은 2간(1간은 10억의 36제곱) 루블에 달한다.
달러로 환산하면 200구(1구는 10의 32제곱) 달러다.
0이 루블로는 36개, 달러로는 34개 붙는다.
텔레그래프는 "이 벌금은 세계 GDP 추정액인 100조달러보다 많은 액수"라고 말했다.
이는 구글이 러시아 친정부 성향 매체들의 유튜브 채널을 차단하며 시작됐다.
구글은 2020년 차르그라드와 리아 통신의 유튜브 채널을 차단했고, 이들은 차단을 해제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RT, 로시야24 등 다른 친정부 매체들의 유튜브 채널도 대거 차단됐다.
이들 매체도 구글을 상대로 소송에 돌입했다.
러시아 언론 RBC에 따르면 총 17개 러시아 매체가 구글에 소송을 제기했다.
러시아 법원은 구글에 러시아 매체의 유튜브 채널을 복원하라는 명령을 내리며 불이행 시 매일 10만루블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판결에는 벌금이 매주 2배로 늘어나며 총액 상한이 없다는 조항이 있었다.
구글의 벌금이 천문학적 수준으로 불어나게 된 이유다.
다만 실제로 벌금을 거둬들이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구글은 2022년 3월 러시아 법원이 자사 주거래 계좌를 동결하자 러시아 현지 법인 파산을 신청하고 사업을 중단했다.
나이젤 굴드-데이비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수석연구원은 구글이 더는 러시아에서 사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는 마치 죽은 사람을 재판에 세우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구글은 천문학적 금액에도 불구하고 최근 실적 발표에서 해당 소송 건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법적 문제가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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