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두쌍 중 한 쌍이 이혼을 택할 만큼, 이혼이 흔해진 시대. 유명인들의 재산분할 규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축구선수 김민재 씨(바이에른 뮌헨)와 그의 전 아내 안모씨의 이혼 이슈에서 큰 관심을 받은 것도 재산분할 규모였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항소심 판결은 국내 최고액으로 꼽힌다.
지난 5월30일 항소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산분할로 665억원, 위자료로 1억원을 인정한 1심 판결 금액 대비 20배 수준이다.
다만 최 회장이 지난 6월 재산분할 판결에 대한 상고를 제기하면서 대법원 심리를 앞두고 있다.

이전 역대 최고액으로는 2004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전 부인에게 재산 분할 형식으로 지급한 엔씨소프트 주식 1.76%(35만6461주)가 꼽힌다.
당시 시가로 300억원 상당이었다.
또 2020년 1월경 확정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의 이혼도 유명하다.
당초 임 전 고문 측은 이 사장 전체 재산 절반 수준인 1조원대의 재산분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법원은 이 사장이 자녀의 친권·양육권을 갖고 임 전 고문에게 재산분할로 141억1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협의로 마무리된 김민재 씨의 이혼에서는 구체적인 재산분할 규모가 알려지지 않았다.
두 사람의 혼인 기간인 지난 4년 동안 김씨의 수입은 연봉으로만 321억원에 달하는데, 여기에 광고·수당·스폰서십 수입 등을 더하면 더 높은 수입을 벌어들였을 것으로 보인다.

재산분할 책정에는 일반적으로 배우자 귀책과 상관없이 혼인 후 부부가 각자 재산 형성에 기여한 바를 고려한다.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분할할 때는 경제활동으로 얻은 수입뿐 아니라 가사 노동, 육아 등 부양 성격의 활동까지도 고려한다.
예금, 적금뿐 아니라 퇴직금, 연금 등 장래 수입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

한국보다 재산 규모가 큰 세계 부호들은 재산분할 규모가 더 크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빌앤드멜린다 게이츠 재단 전 의장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의 이혼은 2021년 8월 27년간의 결혼 생활을 정리했다.
당시 세계 부호 4위였던 빌 게이츠의 재산 규모는 1450억달러(약 200조원)에 달했는데, 현금뿐 아니라 주식, 부동산, 미술품 등이 모두 재산분할 대상이었다.

두 사람이 합의한 재산분할 계약의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혼 시 재산분할 비율을 5 대 5로 두는 워싱턴주의 법원의 원칙 등을 고려할 때 멀린다 게이츠가 760억달러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로 약 104조8000억원에 해당하는 돈이다.

소설가이자 자선사업가인 매켄지 스콧은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와 이혼 후 세계 부호 순위에 오른 것으로 유명하다.
두 사람은 2019년 1월 이혼했는데, 베이조스는 스콧에게 아마존 지분 25%와 위자료 등 약 380억 달러(약 52조4000억원)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스콧은 단숨에 2019년 세계 부호 18위에 올랐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는 지난해 9월 결혼 4년6개월 만에 니콜 섀너핸과 이혼했다.
섀너핸은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활동한 변호사이자 사업가다.
재산분할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당시 미 경제지 포브스는 이혼 이후 섀너핸의 재산이 최소 3억6000만달러(약 5000억원), 최대 10억달러(1조3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