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가 내달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4㎚(1㎚=10억분의 1m) 공정 기술을 도입한 웨이퍼 정식 생산에 들어간다고 연합보 등 대만 언론이 4일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TSMC는 내달 초 애리조나 피닉스에 위치한 21팹(fab·반도체 생산공장) 1공장의 완공식을 마친 뒤 4㎚ 기술을 채택한 12인치(305㎜) 웨이퍼를 정식 생산할 예정이다.
양산 시점은 내년 1분기가 될 전망이다.
소식통은 애리조나 TSMC 공장이 대규모 반도체 공장과 연구시설 등이 접목된 '메가팹'(Mega fab)'으로 설계됐으며, 팹에 설치하는 클린룸의 규모가 동종 업계 대비 2배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앞서 TSMC 애리조나 1공장은 지난 4월 4㎚ 공정 기술로 시범 생산을 시작했다.
이후 시범 생산된 반도체 수율이 대만 현지에 있는 비슷한 수준의 시설보다 약 4%포인트 높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당초 내년 상반기였던 공장 가동 계획 일정이 지난 9월로 수개월 앞당겨졌다.
TSMC가 짓는 미국 공장 3개가 미 상무부로부터 받는 보조금만 66억달러(약 9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1공장이 매달 약 4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예정이며, 2공장은 3㎚ 공정을 도입하려 했으나 4㎚ 주문 폭주로 인해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2공장은 2028년께 웨이퍼 약 5만장을 양산할 방침이다.
3공장은 2030년께 2㎚ 또는 A16(1.6㎚ 공정) 생산을 계획 중이다.
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하는 단위로,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앞선 양산 기술은 3나노다.

대만 언론은 미·중 기술 전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TSMC의 미국 애리조나 공장은 미국의 현지 반도체 제조 역량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며 TSMC가 피닉스에 1~3공장에 더해 4~6공장까지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애리조나 공장은 2022년 12월 TSMC 공장 장비 반입식을 개최한 바 있다.
당시 행사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필두로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 지역 주지사 및 의원 등 정계 인사는 물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리사 수 AMD CEO, 장중머우 TSMC 창업자, 류더인 TSMC 회장, 웨이저자 TSMC CEO 등 재계 거물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