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이자 차기 행정부 실세로 꼽히는 트럼프 주니어가 백악관이 아닌 투자회사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최근 공화당 기부자 모임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합류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벤처투자회사 '1789 캐피털'에 합류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캠프 후원자인 오미드 말릭이 설립한 1789 캐피털은 '워크 자본주의' 기조에 반대하는 보수성향 벤처캐피털로,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대신 EIG(기업가 정신, 혁신, 성장)를 투자 모토로 하고 있다.

현재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명예 의장직을 맡은 트럼프 주니어는 차기 내각에 기용될 인사들에 대한 충성도 검증 등 정권 인수 과정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엔 트럼프 주니어의 주도로 차기 행정부에서 기용하지 말아야 할 인사를 담은 ‘블랙리스트’가 작성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도 "모든 네오콘(신보수주의자)과 전쟁 매파들을 트럼프 행정부에서 배제해야 한다"며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적 고립주의를 받드는 모습을 보였다.

차기 백악관 비서실장에 지명된 수지 와일스를 시작으로 트럼프 2기 내각의 '충성파 인선'이 본격 막을 올린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의 가족들은 잇따라 행정부 기용에서 배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외신은 지난주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의 맏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차기 행정부에서 열외가 됐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트럼프 1기 임기 종료와 함께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거주하며 각종 행사에 트럼프 당선인 가족 자격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 외에는 별다른 정치적 행보를 보이지 않은 상태다.

쿠슈너는 트럼프 1기 시절 백악관에서 대통령 선임고문과 미국혁신국(OAI) 실장직을 수행한 바 있다.
이후 2021년에는 30억달러(약 4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펀드 '어피니티 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외신은 쿠슈너가 과거 미국의 '아브라함 협정' 중재를 이끌었던 이력을 살려 차기 행정부의 중동 분야 정책 및 인선을 조언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방카도 백악관에서 대통령 고문직을 수행한 경험이 있으나 2기에서는 직책을 맡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