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진단, 평균 4~6개월 늦어지는 경우 많아
“하루 1초만이라도 변 색깔·모양 관찰 습관 중요”
젊은 층에서 암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20대 암 환자는 26% 증가했다.
특히 한국 20~40대의 대장암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12.9명으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연평균 증가율도 4.2%로 가장 높다.
 | 대장암 수술 환자 10명 중 1명은 40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이후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게 되면 늦을 수 있다는 얘기다.
게티이미지뱅크 |
전문가들은 수면 부족, 비만, 활동 부족, 당뇨, 음주, 흡연, 환경 오염, 붉은 고기 섭취, 서구화된 식습관 등을 암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원인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가당 음료와 대장암의 연관성
최근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김태원 교수는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에서 젊은 층 대장암 발병의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가당 음료를 지목했다.
김 교수는 “서구화된 식생활과 운동 부족, 비만이 대장암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며 “최근에는 가당 음료가 대장암 발병 위험을 약 2배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버블티, 탄산음료, 에너지 드링크, 설탕이 첨가된 과일 주스, 시럽이 들어간 커피 등이 모두 가당 음료에 포함된다.
미국에서 10만 명 이상의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장기 연구에 따르면, 에너지 드링크 한 캔을 매일 섭취한 경우 젊은 층에서 대장암 발병 위험이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등학생 시절 가당 음료를 많이 섭취할수록 위험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암 유발하는 메커니즘
가당 음료의 주된 문제는 고농도의 설탕이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키고, 이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 혈중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농도가 상승하며, 이는 장 점막 증식을 자극해 대장암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
 | 20·30대들이 대장암 발병 가능성을 낮게 보고 증상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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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설탕 함량이 높은 음식이나 음료는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켜 대장암 발생 위험을 촉진한다”며 “외국에서는 학생들에게 가당 음료 섭취를 제한하는 캠페인이 활발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대장암 조기 발견, 경고 신호
젊은 층에서는 암 발병 가능성을 낮게 보고 증상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김 교수는 “혈변, 배변 습관 변화, 설명되지 않는 빈혈이나 체중 감소 같은 증상이 있을 때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시경 검사를 통해 대장암은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대장암 진단이 평균 4~6개월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않은 실정이다.
김 교수는 “젊은 환자들은 혈변이나 배변 습관 변화를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루 1초만이라도 변의 색깔이나 모양을 관찰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나치게 음식 섭취 부각하는 콘텐츠도 문제”
젊은 층의 대장암 예방을 위해 가당 음료 섭취 제한, 건강한 식습관 장려,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이 시급하다.
김 교수는 “SNS에서 지나치게 음식 섭취를 부각하는 콘텐츠도 문제”라며 “사회적 차원에서 젊은 층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장암은 조기 발견이 가능한 암인 만큼, 작은 변화라도 놓치지 않는 주의와 정기 검진이 중요하다.
[주요 증상 체크리스트]
▲혈변이나 변 색깔 변화
▲배변 습관 변화
▲이유 없는 빈혈 또는 체중 감소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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