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나정(32)이 마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가운데 "강제로 마약을 흡입 당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18일 조선닷컴은 김나정이 법률대리인 김연기 변호사(법무법인 충정)를 통해 작성한 입장문을 보도했다.
내용에 따르면 그는 "뷰티 제품 홍보 및 본인의 속옷 브랜드 출시를 위해 필리핀을 찾았다 젊은 사업가 A씨를 알게 됐고, 항간에 도는 소위 '스폰'의 존재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나정 측은 "술을 마셔 다소 취했던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A씨로부터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며 "그 과정에서 A씨는 연기를 흡입하게 하고, 이를 피하자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강제로 연기를 마실 수밖에 없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의 휴대전화에는 이 모습을 담은 영상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A씨가 본인 휴대전화로 이 영상을 촬영할 경우 나중에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김나정의 휴대전화로 촬영한 뒤 에어드롭(아이폰 무선 파일 공유 기능) 등의 방법으로 전송받아 영상을 보관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영상으로 김나정이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A씨는 김나정에게 문제의 마약을 강제로 흡입시키기 전, 총을 보여주고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면서 "이 사실을 증명할 자료는 따로 없으나 김나정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가 다수의 범죄를 저질러 수배 중으로 현재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나정이 귀국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게시물에 대해서는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하는 영상통화를 했고, 그 과정에서 A씨의 관계자로 보이는 자가 A씨와 통화하며 김나정을 추적하는 영상을 녹화했다"며 "김나정은 긴급히 구조요청을 하기 위해 마약 투약 사실을 자수한 것이지,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음을 인정한 건 아니"라고 언급했다.
이후 A씨는 김나정의 목숨을 위협하거나 경찰 조사 내용을 알려달라고 강요하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으며, 경찰은 김나정에게 피해자용 스마트워치를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변호사는 "피해 영상을 포함한 다른 증거를 수사기관에 제출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사실과 다른 진술을 일부 한 것이 있다"며 "김나정은 A씨가 협박을 실행에 옮길 것을 걱정해 그의 존재를 드러내기 어려워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나정은 피해자인 입장이므로 이후 절차에서는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
김나정에 대해 다른 추측은 자제해 주시고,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나정은 지난 12일 자신의 SNS에 "필리핀에서 마약을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며 "죽어서 갈 것 같아 비행기를 못 타겠다"는 의중을 알 수 없는 글을 올려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귀국 직후 2시간가량 조사를 받았으며 마약류 간이시약 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