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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정치권에서 '바나나'가 뜻밖의 화두가 되고 있다.
한 장관이 바나나 공포증을 호소하자 그가 가는 곳마다 보좌진이 "바나나를 치워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은 "스웨덴 파울리나 브란드베리 양성 평등부 장관의 보좌진이 지난 9월 스웨덴 국회의장실에 보낸 이메일에서 '장관이 참석하는 회의장에는 바나나 흔적이 없어야 한다'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브란드베리 장관의 보좌진은 다른 이메일 수신자에게도 그가 참석하는 행사장에 바나나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는 브란드베리 장관이 바나나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브란드베리 장관은 지난 2020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공포증을 앓고 있다"며 자신의 바나나 공포증을 알린 바 있다.
이에 브란드베리 장관이 참석하는 행사마다 주최 측에서는 바나나 통제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실이 전해지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의 '바나나 공포증'과 요구 사항이 지나치다는 반응이 나왔다.
다만 정부 인사들은 그가 겪는 어려움에 공감을 표했다.
엘리사베트 스반테손 재무장관은 엑스에 "정치인도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두려움, 공포증, 불안을 겪을 수 있다"며 "이것이 업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과연 공개적으로 조명될 필요가 있는 사안인가"라고 지적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총리 역시 "다른 공포증을 가진 사람들을 존중한다"며 "열심히 일하는 장관이 단지 공포증으로만 알려지고 조롱받는 상황에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요한 퍼슨 교육부 장관도 언론의 관심이 터무니없다면서 "브란드베리 장관은 확고한 자유주의자이자 취약한 여성 편에 섰던 전직 검사다.
우리 모두 그런 점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바나나 공포증은 특정 공포증에 속한다.
바나나 등 특정 사물이나 상황에 6개월 이상 지속해서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고,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크게 두려움을 느끼는 질환을 말한다.
지난 2010년 한 영국인도 바나나 공포증으로 인해 “바나나를 보면 소름이 돋고 땀을 흘리며 구토한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가장 기본적인 해결 방안은 피하는 것이고, 경우에 따라 불안을 줄이는 약물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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