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내각 인선과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린다 맥마흔 교육부 장관 내정자도 과거 미국 프로레슬링계의 성 학대 문제를 묵인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남편 빈스와 함께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를 공동창립한 린다 내정자가 옛 직원들로부터 지난달 민사소송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소송을 제기한 건 수십 년 전 링 보이 일을 했던 5명이다.

이들은 WWE의 고위급 직원들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맥마흔 부부가 알고 있었으면서도 보호를 위한 충분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건 당시 이들은 10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이 주장하는 사건 발생 시점은 WWE의 전신인 월드와이드레슬링페더레이션(WWWF) 시절인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초까지다.

이와 별개로 남편인 빈스 맥마흔은 성 학대와 인신매매 혐의로도 수사받고 있다.
빈스는 올해 초 WWE에서 일했던 한 여성으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피소됐다.
이 여성은 빈스가 WWE 관계자들과 강제로 성관계를 맺게 했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빈스는 지난 2022년에도 성 추문에 휘말린 적이 있으며 당시 입막음을 위해 돈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1980년 프로레슬링에 오락 요소를 접목해 WWE를 설립한 맥마흔 부부는 트럼프 당선인의 오랜 측근으로 꼽힌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007년 이벤트 경기 '레슬마니아 23'에서 빈스와 각자 대리인을 지정해 '억만장자 대결'을 벌이며 명성을 얻었고 2013년 WWE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도 했다.

린다는 남편과 함께 WWE를 운영하다 2009년 정계에 뛰어들었고 2010년과 2012년 두차례 코네티컷주에서 상원의원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이후 2016년 대선에 출마한 트럼프 당선인에게 거액을 후원하며 친분을 쌓았고, 트럼프 1기인 2017∼2019년에는 중소기업청(SBA) 청장을 지냈다.

이번 대선에서도 트럼프 당선인의 재선을 위한 선거자금을 끌어모았고 정권 인수팀 공동 위원장도 맡는 등 친분을 한껏 과시했다.
이 때문에 WP는 향후 트럼프 당선인이 추후 빈스에 대한 수사에 개입하려고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린다의 변호사는 린다가 현재 남편과 별거 중이며 옛 링 보이들이 제기한 이번 소송은 근거가 없는 억지 소송이라고 반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