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후 차량 이동 요청에 응답…결국 음주운전
공무원 “차량 이동 요청 계속, 어쩔 수 없었다” 주장
신고자 B씨, 폭행 및 공용물건 손상 혐의로 함께 입건
한 구청 공무원이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모 구청 공무원 A씨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A씨는 지난 7일 새벽 3시 30분경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음주 상태로 차량을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 |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
A씨는 사건 당일 술을 마신 뒤 대리운전 서비스를 이용해 귀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중 주차된 차량을 빼달라"는 주민 B씨의 요청을 받고 차량을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음주운전을 하게 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측정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08% 이상이었다.
사건 과정에서 주민 B씨가 A씨를 폭행하고, 출동한 순찰차를 발로 걷어찬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B씨를 폭행 및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대리운전 후 집에서 자고 있었는데 B씨의 전화가 반복적으로 와서 차량을 이동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했다.
또한 "차량을 5~10m 정도만 운전했으며, 이동 과정에서 B씨가 갑작스럽게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이번 폭행으로 인해 임플란트 치아가 손상됐다고 주장하면서도 "음주운전을 한 것은 분명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인정했다.
A씨는 "단순히 차량을 빼주려 했을 뿐인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몰랐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조만간 A씨와 B씨를 차례로 소환해 사건의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운전과 폭행 사건이 모두 얽혀 있어 면밀히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음주운전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며, 주차장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도 법적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경찰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힐 예정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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