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 폭주’ 대비책 마련 분주 ‘中 수출 우회로’ 통상 압박 받는 멕시코 차 부품 수입 축소 현지생산 촉진 논의 캐나다, 멕시코 포함된 ‘USMCA’ 폐기 새 양자 협정 추진 ‘트럼프 환심 사기’ 英, EU와 더 긴밀한 무역협정 체결 속도
‘관세 폭탄’을 예고한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세계 각국이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할 대비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미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멕시코가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캐나다와 영국 등도 자구책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23일(현지시간) 엘우니베르살과 엘피난시에로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멕시코 정부는 자국 기업이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나 부품 수입을 축소할 수 있도록 현지 생산을 촉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 (왼쪽부터)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EPA·AP연합뉴스 |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 역시 전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멕시코 기업 또는 멕시코에 진출한 미국·캐나다 기업과 함께 (차량 부품 등의) 현지 생산을 증진하기 위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멕시코를 중국의 수출 ‘우회로’로 지목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관세 폭탄을 피하려는 예방책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에 따라 미국에 무관세로 전기차 수출이 가능한 멕시코에서 차량을 생산해 관세를 피하는 ‘우회 수출’을 하고 있다며 USMCA 재협상 및 멕시코에서 생산된 중국 전기차에 최대 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멕시코는 중국의 우회 진출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을 제치고 미국의 최대 수입국에 등극해 미국의 2위 무역 적자국이 된 멕시코가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한층 강화된 트럼프 2기에서 고율 관세를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가 미국으로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와 마약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모든 멕시코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도 경고해왔다. 이에 캐나다는 아예 멕시코를 배제하고 미국과 새 양자 무역협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셰인바움 대통령에게 중국의 대(對)멕시코 투자에 대한 우려를 밝혔으며, 이는 세 나라(미국·캐나다·멕시코)가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면서도 “이상적으로는 북미 단일 시장 차원에서 해결해야 하지만, 멕시코가 내린 결정을 고려해 다른 선택지를 살펴봐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 역시 중국의 ‘우회 수출’을 문제 삼아 멕시코가 포함된 USMCA를 폐기하고 미국과 양자 협정을 맺을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캐나다 역시 멕시코와 중국에 이은 미국의 3위 수입국(지난해 기준)으로, 트럼프 2기에서 ‘보편 관세’ 정책 등이 현실화하면 경제적 타격을 피해갈 수 없다. 이에 캐나다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호감을 얻기 위해 멕시코를 제쳐두고 새 단독 협정을 맺을 준비가 돼있다는 신호를 꾸준히 보내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 사진=EPA연합뉴스 | 영국은 유럽연합(EU)과의 새 무역 협정 체결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3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내각부는 최근 EU와의 무역 및 출입국 제도 등을 협상할 담당자를 뽑는 채용 공고를 게시했다. EU와의 협상을 통해 영국은 긴밀한 무역·안보 관계를 형성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내각부 대변인은 전했다. 영국이 EU와의 더욱 긴밀한 무역협정을 맺게 된다면 반대로 미국과의 무역 관계는 악화할 수 있다. 지난 16일 트럼프 당선인의 수석 경제고문 스티븐 무어는 B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EU는 사회주의에 가까운 모델을 갖고 있다”며 “영국 정부가 EU와의 경제적 관계를 미국보다 우선한다면 자유주의 경제 모델을 가진 미국은 영국과의 자유무역협정에 덜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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