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을 앞두고 건고추(마른 고추) 등 김장 채소류나 김치의 원산지를 속여 판매한 업체가 100곳 이상 적발됐다.
24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은 지난달 10일부터 김장 채소류와 배추김치 유통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음식점과 제조·유통업체 등 2만4000여곳을 조사한 결과 원산지 표시 위반 업체 125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적발된 업체 중 97곳은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했으며, 28곳은 원산지를 아예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태별로는 일반음식점이 104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제조업체 7곳, 위탁 급식업체와 통신판매업체 4곳이 뒤를 이었다. 주요 사례를 보면 한 음식점은 중국산 배추김치를 국내산·수입산으로 거짓 표기했으며, 김치 제조업체 중 한 곳은 중국산 배추로 배추김치를 만들었으나 배추의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했다. 또한 한 도매업체는 중국산 냉동 건조 홍고추와 국내산 건고추를 섞어 팔며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표기했다.
다만 이번 점검에서 수입 신선 배추를 국내산으로 속여 팔다 적발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3년간 신선 배추 원산지 표시 위반 사례 역시 한 건이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폭염의 여파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라 중국산 등 수입이 급증한 만큼, 원산지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10월 중국산 배추 수입량은 3037t(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4.2t) 대비 18.5배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무 수입량 역시 8591t으로 지난해보다 7.4배 늘어났다. 특히 10월 한 달 수입량이 지난해 연간 수입량을 넘어서는 1842t에 달했다.
농관원 관계자는 "배추와 무 등 김장 채소류를 구매할 때 원산지가 의심스럽다면 부정유통 신고센터나 농관원 누리집을 통해 신고해달라"고 당부하며 "내달 6일까지 원산지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 측 역시 "김장 재료 수요가 많은 김장철에 매년 정기적으로 원산지 표시 집중 단속을 진행해왔다"며 "원산지 부정 유통을 근절하고자 앞으로도 실시간 모니터링 및 홍보를 병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