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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해일속(滄海一粟)이라고, 제가 겪는 어려움은 큰 바닷속에 좁쌀 한 개에 불과하지 않겠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위증교사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취재진을 만나 한 말이다.
'창해일속'은 '넓고 큰 바닷속의 좁쌀 한 알'이라는 뜻으로, 아주 많거나 넓은 것 가운데 있는 매우 하찮고 작은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이 대표는 "우리 국민들이 겪는 어려움이나 고통에 비하면 제가 겪는 어려움은 미미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가 창해일속을 꺼낸 배경은 2002년 변호사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 대표는 KBS PD가 이른바 '분당 파크뷰 특혜 분양' 사건을 취재하던 중, 김병량 전 성남시장에게 자신을 검사라고 속이는 과정에 가담해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2018년 지방선거 때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하면서 다시 수면 위에 올랐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후보자 토론회에서 "검사를 사칭해서 전화한 일이 없다.
PD가 한 것을 옆에 인터뷰하고 있었다는 이유로, 제가 도와준 걸로 누명을 썼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검찰은 이 대표가 유죄 선고를 받았음에도 사건과 무관한 것처럼 거짓말했다며 그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해당 사건은 대법원의 무죄 판결로 마무리되는 듯했지만, 김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모씨가 당시 법정에서 위증했다고 자백하면서 분위기가 전환됐다.
검찰은 이 대표가 김 씨에게 위증을 교사했다고 보고 지난해 10월 위증교사 혐의로 이 대표를 재판에 부쳤다.
이 대표는 '기억나는 대로, 있는 그대로 말해달라'고 했을 뿐이라며 위증교사 혐의를 부인해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이 대표가 김 씨에게 한 발언 등이 방어권의 범위를 벗어난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며 전체 발언을 종합해 볼 때 위증하게 하려는 교사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무죄 판결로,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로 인한 정치적 부담을 일부분 덜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표는 불과 열흘 전인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사건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번 위증교사 재판에서도 중형이 선고될 경우, 이 대표가 정치적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급한 불은 껐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렇다고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모두 해소된 것은 아니다.
이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은 이번 위증교사 재판 외에도 대장동·백현동·성남FC·위례 의혹 재판과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재판 등 4개 재판을 더 받고 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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