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개발의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김씨의 부정한 청탁이 사실로 인정된 만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백현동 재판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권영준)는 28일 특정범죄가중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5년과 63억여원의 추징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
 | | 백현동 개발의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 연합뉴스 |
김씨는 2014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성남시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무인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인허가를 청탁한 명목으로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으로부터 77억원, 5억원 상당의 함바식당 사업권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부동산 개발업체 아시아디벨로퍼는 2014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 있는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기 위해 시에 2단계 부지용도를 요청했으나 거부됐다.
이후 이듬해 1월 김씨를 영입한 뒤 성남시가 4단계 용도 상향을 승인하고 높이 50m에 달하는 옹벽 설치도 허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2006년 성남시장 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일한 이력이 있는 김씨가 이 대표 및 그의 최측근 정진상씨와의 친분을 바탕으로 인허가 로비를 하고 정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봤다.
1·2심 법원은 김씨가 받은 돈 중 2억5000만원은 대여금이라고 보고 74억5000만원과 공사장 식당 사업권 부분은 유죄로 인정해 실형을 선고했다.
김씨는 재판에서 자신의 요구가 부당한 것이 아니었고 사업에 관한 의견 개진에 불과하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대표·정씨와의 친분을 토대로 정 회장의 청탁을 받고 백현동 사업에 관한 대관 업무를 맡았다”며 “이 사건 범죄는 공무원 직무의 공정성과 이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해하는 범죄로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이런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원심을 이날 확정했다.
이날 선고는 이 대표 재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백현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부정한 청탁이 존재했고 이런 청탁이 이 대표 측근에게 전달됐다는 의혹이 사실로 인정된 셈이기 때문이다.
다만 김씨의 청탁이 실제 사업에 영향을 줬는지 등은 이 대표 재판에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이 대표는 현재 대장동·위례신도시와 함께 백현동에 대해서도 개발 특혜 의혹 사건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사건에서 이 대표는 2014년 4월∼2018년 3월 백현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몰아줘 1356억원의 이익을 독차지하게 하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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