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큰 선물받은 느낌…폭설 속에서 인류애 충전”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무심코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며 세상의 온기를 더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달 28일,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던 늦은 저녁. 경기 화성시의 한 편의점에서 일하던 김소희(30) 씨는 작은 호의를 베풀었다가 과분한 친절을 받았다. 그 경험을 가족 단체 대화방에 공유했던 소희 씨는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어 당시 상황을 영상으로 편집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 경기 화성시에서 부모님의 편의점에서 일하는 김소희씨가 지난달 28일 갑작스러운 폭설에 편의점에서 오도 가도 못하다, 손님으로 온 한 포크레인 기사님이 해준 제설작업으로 말끔해진 도로(오른쪽)를 촬영한 장면. 국민일보 갈무리 | 소희 씨는 1일 국민일보에 “그저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큰 선물을 받은 느낌”이라며 “폭설 속에서 인류애를 충전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그의 영상은 현재까지 138만 회 이상 재생되며 “포크레인 기사님도 멋지지만, 먼저 호의를 베푼 당신도 멋져요” 같은 따뜻한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부터 이어진 폭설로 화성시의 도로는 마비 상태였다. 산업단지 외곽의 편의점에서 일하던 소희 씨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한다. 원래라면 오후 4시에 아버지와 업무를 교대해야 했지만, 도로 사정 탓에 집으로 돌아갈 수도, 도움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 편의점은 화물차와 중장비를 운전하는 기사님들이 주로 찾는 곳으로, 그날도 고된 하루를 보낸 한 포크레인 기사가 찾아왔다. 식사를 제대로 못 했다는 기사님을 위해 소희 씨는 매장 안 물건으로 가득 찬 테이블을 정리하고, 자신의 카운터 의자를 내어주며 편히 식사하도록 배려했다. 기사님은 식사를 마친 뒤, “눈 좀 치워드릴게요”라는 말을 남기고 편의점을 나갔다. 소희 씨는 그저 걸어 다닐 정도로만 길을 만들어주겠지 싶었지만, 잠시 후 주차장을 돌아보곤 깜짝 놀랐다. 포크레인이 주차장과 인근 도로까지 깨끗이 치우고 있었던 것. | 경기 화성시에서 부모님의 편의점에서 일하는 김소희씨가 지난달 28일 갑작스러운 폭설에 편의점에서 눈을 치우려다 삽이 부러진 모습. 국민일보 캡처 | 눈 치우는 영상을 올린 소희 씨는 포크레인에 적힌 번호를 통해 기사님께 감사 인사를 전했다. 최동재(51) 씨는 국민일보에 “별것도 아닌 일을 크게 보지 말라”며 쑥스러워했다. 알고 보니 그는 전날 밤부터 계속 제설 작업을 하느라 집에도 들어가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삽으로 눈을 치우던 소희 씨가 안쓰럽게 느껴졌고, 그가 보여준 작은 배려에 감사한 마음으로 제설 작업을 도왔다고 한다. 최 씨는 “예전에는 이런 일이 흔했지만 요즘은 세상이 삭막해져서 특별해 보일 뿐”이라며 “저부터라도 작은 친절을 아끼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희 씨는 감사의 마음으로 편의점 간식을 챙겨 드렸고, 최 씨는 “돈 바라고 한 일이 아닌데 이런 걸 받으니 오히려 감사하다”며 웃었다. 그날 깨끗해진 주차장 덕분인지 편의점을 찾는 손님도 많아졌다고 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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